사측, “비효율 매장 정리 중…사업 철수설 억울”
신발편집숍 경쟁 과열 속 직격탄

레스모아는 최근 실적 성장세가 꺾이면서 사업 재정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레스모아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금강제화가 운영하는 신발편집숍 ‘레스모아’가 최근 일부 매장을 정리하면서 업계 일각에선 사업 철수설까지 돌고 있다. ABC마트에 이어 업계 2위 자리를 지켜온 레스모아는 경기 불황과 신발편집숍 업계 치열한 경쟁에 치여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 대리점 30곳 철수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스모아는 최근 실적 성장세가 꺾이면서 사업 재정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측은 일각서 불거진 사업 철수설과 관련해 이를 부인하고 있다. 사업 연속성 확보를 위한 재정비라는 입장이다.

최근 레스모아는 대리점주들에게 계약연장 불가 내용이 담긴 내용 증명서를 일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사측이 대리점주에게 서명하게 한 계약 종료일이 내년 6월 30일로 모든 대리점이 동일했다는 것. 이런 분위기 속 일부 점주들은 사업 철수를 의심하고 있다.

더구나 레스모아는 강남과 명동에서 잇따라 매장 수를 줄여 왔다. 주요 상권이자 글로벌 관광객이 많이 찾는 강남과 명동 매장수를 줄였다는 점에서 사업 철수설을 키웠다.

현재 레스모아 매장 수는 113개다. 대리점 43개, 직영점 70개로 운영 중이다. 이 중 대리점은 30곳이 철수되며 향후 13곳만 남게 됐다. 다만 30곳 중 점주가 운영 의지가 있다면 일부에 한해 유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직영점 70곳은 아직 구체적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단계적으로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홀세일 정책 변화로 인해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레스모아와 제품 공급 계약을 종료한 것에도 관심이 쏠렸다. 나이키 판매 비중이 30~35%로 높은 편인데 계약 종료로 인해 내년부터 취급하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향후 계약 문제에 대해선 레스모아 측도 들은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레스모아는 지난 2006년 설립 후 2013년 금강제화의 계열사인 스프리스와 합병, 현재 김성환 금강제화 회장의 아들인 김정훈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레스모아의 1대 주주는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화로, 36.3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화는 부동산 임대업을 운영 중이며, 최대주주는 81.85%를 보유한 김 부사장이다.

국내 신발 멀티숍 시장이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첫 주자인 ABC마트의 매장 수는 256여 개에 달할 정도로 외형적으로 급성장했으며, 매출도 꾸준해 업계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17년 4,747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전년대비 7.7% 상승한 5,114억 원을 기록했다

레스모아는 매년 큰 폭으로 신장해왔으나 ABC마트에 미치지 못해 현재 업계 2위 수준이다. 매출액도 2017년 1,512억 원에서 지난해 1,401억 원으로 꺾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60억 원에서 91억 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레스모아와 비슷한 후발주자들이 대거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결국 슈즈멀티숍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레스모아 측은 사업 운영을 최적화해야 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시금 건전한 성장을 위해 재정비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레스모아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업 철수는 사실 무근이며, 외형적인 성장보다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등 사업 재정비를 진행해나갈 방침”이라면서 “업계서 사업을 접는다는 얘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선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수익 구조를 실현해 브랜드와 사업을 존속하는 데 주력하며 사업 안정화에 더욱 힘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발편집숍들이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자 차별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며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레스모아 역시 독점 제품, 스마트 매장 등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성장 엔진을 돌리는 데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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