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네 탓' 설전… 문희상 의장 "역지사지해야"

10일 진행된 본회의에서 16개 비쟁점법안은 통과시켰지만 예산안 처리는 불발됐다. 사진은 이날 진행된 본회의 진행 모습.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설화 기자] 제20대 국회가 10일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민식이법'·'하준이법' 등 일부 비쟁점법안들을 처리했지만 새해 예산안 합의가 불발되면서 여야의 '네 탓' 설전이 벌어졌다.

이날 본회의는 여야 3당 교섭단체 간사들의 밤샘 회의에도 예산안 협상이 결렬되면서 예정보다 1시간 늦은 11시께 시작됐고, 국가인권위원회 신임위원 선출안을 시작으로 '민식이법'과 '하준이법', 청해부대와 아크부대의 파병 연장안 등 16개 안건이 통과됐다.

이후 예산안 합의 불발에 불만을 품은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설전을 벌였다. 한국당은 전체 예산 규모를 더 줄여한다는 데 반해 민주당은 정부의 핵심 정책 예산은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 4+1 수정안으로 513조가 넘는 예산안을 강행 통과시키려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합의된 예산안으로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희상 국회 의장을 향해 "국회법에 따르면 당일 의사 일정의 경우 의장이 각 교섭단체와의 충분한 협의와 합의를 거친 뒤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이 관례"라고 운을 뗀 뒤, 문 의장이 일방적으로 상정 법안과 순서를 정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생 입법을 지연시킬 수 없다"고 반박에 나섰다. 박 대번인은 "시급한 민생에 대해서는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민생 법안과 함께 예산안도 흔들림 없이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 원내 대변인들의 의사진행 발언 이후 문 의장은 "한마디만 하겠다. 지금은 아닌 것 같아도 진실은 드러나게 돼 있다. 역지사지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 합의가 불발되자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예산심사 쇼로 그쳤다"면서 "시간을 하루 벌기 위한 알리바이에 불과했다"고 한국당을 비판했고, "오늘 중 예산안 합의 처리가 어려우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를 재가동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4+1 협의체 재가동 움직임에 대해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앞문을 열어놓고 뒷문도 파놓고 있는 것"이라면서 "여당은 으름장 정치를 그만하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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