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국당에 유감"… 4+1 협의체도 합의 난항 '갈등' 촉발

지난 13일 본회의 무산 직후 텅빈 국회 본회의장.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설화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야 교섭단체에 제안했던 회동이 무산됐다. 여야3당 원내대표는 16일 문의상 국회의장과 회동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자유한국당의 불참으로 무산됐고, 이로 인해 이날 개의 예정이었던 본회의 역시 불발됐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문 의장이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에게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만나지 않겠다"면서 "여당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의장을 만나 무슨 얘기를 하겠는가,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할 생각"이라고 회담 불참을 선언했고, 실제 회담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 무산 이후 "각종 입법 과제를 처리함으로써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드릴지 고민해야 하는데 한국당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반면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헌정사상 전례 없는 쪼개기 국회를 하겠다고 하고, 문 의장은 민주당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선거제·검찰개혁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합의를 여야에 촉구했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문 의장은 오늘 본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개의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여야 정치권에는 조속한 시일 내에 공직선거법을 비롯한 신속처리안건데 대해 합의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특히 문 의장은 여야에 합리적 이성에 기반한 협상을 통해 극단의 정치를 극복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 대변인을 통해 "대화와 타협이 아닌 거부와 반대만을 일삼는 정치, 상대를 경쟁자나 라이벌이 아닌 적으로 여기는 극단의 정치만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의장인 나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는 지금껏 보지 못한 최악의 상황만 연출하고 있다. 부끄럽고 부끄럽다"면서 "매일 모욕적이고 참담한 심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또 "모두가 거리로 나와 광장에서의 대립이 일상화된다면 대의 민주주의 기반인 국회는 존재의 의미를 잃게될 것"이라면서 "국민이 매일 거리에 나오는 상황을 만든 것도 모자라 부추긴 것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한국당의 패스트트랙법 저지 규탄대회에 참여한 지지자들의 국회 본청 진입 시도와 관련 "특정 세력의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면서 "급기야 있어서도 안되고 있어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 여야 모두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 무산과 본회의 무기한 연장으로 인해 4+1 협의체 합의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가칭) 가운데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민주당과 정의당.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일부 야당에서 주장하는 석패율제는 중진들의 재선 보장용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실상 정의당을 직접 겨냥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먼저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석패율제와 관련 "석패율제는 원래 지역구도 완화를 위해 어려운 지역에서 정치하는 분들이 회생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인데 요즘 얘기되는 것은 오히려 중진들의 재선용으로 악용되는 것으로 퇴색하고 있다"면서 "석패율제를 통해 개악하려는 것을 결코 수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이해찬 대표가 '중진들의 재선 보장용 석패율제, 받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분명히 말씀드린다. 우리 정의당은 '중진 구제용' 석패율제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정의당에서 3선 이상 중진은 저밖에 없다. 일각에서 최근 석패율제 도입을 두고 '심상정 영구 당선 보장용'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면서 "이것은 저와 정의당에 대한 모욕"이라고 불쾌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처럼 각 당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4+1 협의체의 합의 역시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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