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대표, 北 향해 회동 공개 제안 "너무 늦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미국 비건 대표를 접견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청와대

[월요신문=이설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본관에서 스티븐 비건(Stephen Biegun)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35분 간 비건 대표를 비롯한 미국의 대북협상팀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접견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이날 접견에는 미국 측 비건 대표를 비롯해 앨리슨 후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북한담당 부차관보, 로버트 랩슨 주한미대사 대리가 참석했고, 청와대에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정 안보실 2차장,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박철민 외교정책비서관, 한정우 부대변인이 각각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비건 대표의 노력을 평가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에 비건 대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화답했다.

한 부대변인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문 대통령 접견 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별도의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실장과 비건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협상 진전을 위해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지난 15일 2박3일 일정으로 입국한 비건 대표는 16일 북한을 향해 회동을 공개 제안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수석대표협의를 마친 뒤 브리핑룸에서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면서 "일을 할 때이고 완수하자.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 안다"고 북한에 작심 발언을 남겼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며칠 전 했던 주요 도발의 강력한 잠재력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 "그런 방식으로는 되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 늦지는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비건 대표는 "크리스마스가 곧 다가오고, 이는 기독교 신안이 있는 이들에게 매우 신성한 날"이라면서 "이 기간이 평화로운 날로 인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거론하며 연말 도발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한 비건 대표의 메시지로 풀이하고 있다.

이도훈 본부장은 "한미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긴밀한 공조 하에 공동 목표인 안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핵화 협상과 관련 "비건 대표는 외교와 대화를 통한 미국의 문제 해결 의지는 지금도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협상이 재개되면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할수 있다는 입장도 재확인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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