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양지만 쫓던 사람들 숨어서 왈가왈부 하지 말라"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총괄팀장 이진복 의원과 전희경 대변인이 17일 당 총선기획단 공천혁신안 내용을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설화 기자]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이 내놓은 당내 지도자급 인사들의 내년 총선 '전략적 거점지역' 출마 권고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즉각 반발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급 중진들에게는 당이 정한 전략적 거점지역 출마해 이번 총선을 이끌어 줄 것을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사실상 '험지 출마' 요구라는 불만이 일고 있다.

브리핑을 마친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인 이진복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말한 부분이 어느 분들께 해당하는지 다 아실 것"이라고 말했고,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혹은 대구 출마를 염두에 둔 홍준표 전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여태 국회의원 출마는 당이 정해준대로 험지에서만 해 왔지만 마지막 출마지는 차기 대선을 기준으로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곳으로 정하고자 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어 "어디로 나가는 것이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지는 이 혼란한 정국이 정리된 후인 1월 중순에 판단하는 것이 순리라고 이미 두달 전부터 공언한 바 있다"면서 "당에 그다지 공헌한 바도 없이 양지만 쫓던 사람들이 숨어서 더이상 왈가왈부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총선기획단의 '권고'는 권고일 뿐 최종적으로는 대상자와 지도부가 상의해서 출마지를 결정하는 만큼 황교안 대표가 홍 전 대표와 김 전 경남지사 등 '잠재적 대권 경쟁자'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편,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중진들의 험지 출마 권고와 함께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여성 후보에게 최대 30%의 경선 가산점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공천혁신안을 함께 발표했다.

총선기획단에 따르면 내년 총선 경선에서 여성 후보자의 경우 만 59세 이하 신인에게 30%, 만 60세 이상 신인에게 20%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신인이 아닌 모든 여성 후보자에게는 연령과 관계없이 최소 10% 이상의 가산점이 부여되고 다만, 만 44세 이하 여성은 20~50%의 청년 가산점이 적용된다.

또 총선 출마로 중도 사퇴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게는 경선 시 감점을 결정했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게 하는 보궐선거를 유발하는 중도 사퇴자의 경우 광역·기초단체장은 30%, 광역·기초의원은 10%의 감점이 적용된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