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경영평가서 '낙제점'에 기관장 경고받아…퇴직급여 충당금으로 적자를 흑자로 꾸며

이배수 한국전력기술 사장 (사진/한전기술 홈페이지)

[월요신문=윤소희 기자] 한국전력기술을 이끌고 있는 이배수 사장의 경영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그가 경영평가에서 공공성 후퇴로 ‘낙제점’에 이어 기관경고를 받은 데 더해 공기업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분식회계 의혹에 휘말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분식회계의혹과 관련해서는 공기업 상장사인 한전기술이 투자자보호를 위해 기업내용을 투명하고 성실하게 공시하는데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이익을 부풀린 의혹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장기간 지속돼온 한전기술의 경영상태는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도 영업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적자경영에 허덕여 부실은 더욱 쌓여만 가고 있다.

경영이 엉망이라는 사실은 지난해 공기업경영평가에서 실증된다. 한전기술은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미흡(D)’ 등급을 받았다. 평가 성적은 탁월(S)·우수(A)·양호(B)·보통(C)·미흡(D)·아주미흡(E) 등 6개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꼴찌에서 두 번째 등급을 받은 것이다. 전년의 ‘보통(C)’ 등급에서 한 단계 더 떨어졌다.

당연이 불이익이 따르게 된다, 한전기술은 예산편성에서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울뿐더러 직원들은 성과급도 받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기관장 경고조치까지 받이 이 사장의 경영실패가 사실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한전기술 일각에서는 이 사장 체제로는 한전기술이 경영정상화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변화와 혁신을 통한 경영개선을 위해서는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맞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올해들어서도 실적부진은 이어지면서 이 사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 사장이 펼친 국내외 사업들이 순조롭게 추진되지 못하고 지연되면서 실적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3분기 한국전력기술의 매출은 821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8.1% 감소했고 전년 대비 18.9% 줄었다. 영업이익도 전분기 68억 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영업손실 4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올해 3분기 19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런 와중에 기업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분식회계의혹을 사고 있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한전기술은 퇴직급여충당금을 부당회계 처리하여 영업실적에서 2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김영태 추방연대 대표는 인터넷신문 이코리아에 기고한 칼럼에서 밝혔다.

이 칼럼에 따르면 한전기술은  지난해 그동안 줄어든 퇴직급여충당금을 정상적인 숫자로 만들기 위하여 퇴직급여충당금 전입액 600억 원을 더 반영하여 충당금 잔액을 1,250억 원이 되도록 해야 하는 데도 적자를 두려워한 나머지 퇴직충당금을 제대로 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기술이 만약 600억원의 퇴직급여충당금 전입액을 더 반영해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하였다면 지난해 영업손실은 386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의 책임론의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전기술 안팎에서는 이 사장이 그동안 경영솜씨를 보여주지 못해온 터에 회사경영의 실상을 밝히기보다는 영업손실을 이익이 난 것처럼 분식회계를 한 의혹을 사고 있는 것은 공기업 경영자로서 중대한 결격사유라는 점에서 인책론이 거론된다. 한전기술이 새로운 경영체제를 갖추고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치 않고서는 당분가 부실경영을 탈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이 사장이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