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사원·오세훈 매니저·김현철 매니저 “힘찬 날갯짓"
‘실패 두려워 않는’ 인재 키우기 박차

엘챌린지 1호팀은 김수민 사원(32·Cell leader), 오세훈 매니저(36), 김현철 매니저(36)로 구성됐다. / 사진=롯데멤버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실패해도 괜찮아” 이 말처럼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실패에 대한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식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창의성이 성공 경험에 의해 개발되기보다는 오히려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함으로써 개발된다는 인상적인 사례가 일부 기업 내 조직문화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하나가 롯데멤버스가 운영하는 사내 프로젝트 ‘엘챌린지(L.Challenge)’다. 엘챌린지는 창의적 실패를 독려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롯데멤버스가 주목하는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다. 임직원 중 사업화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선정 팀(5인 이하 Cell 조직)에는 사업 추진에 필요한 예산이 지원되며, 구성원들은 일정 기간 기존 소속부서 업무에서 배제돼 TFT로 활동할 수 있다. 프로젝트 성공 시 순이익 10%가 지급되고, 실패해도 ‘Fast Failure 핵심가치상’이 수여 된다.

롯데멤버스는 최근 엘챌린지 1호팀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퀴즈 플랫폼을 출시해 주목을 끌었다. <월요신문>은 이번 엘챌린지 1호팀을 만나 ‘익스퀴즈미’ 관련 자세한 얘기와 향후 국내 유통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오픈형 플랫폼’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사업화하고 싶은 아이디어’

엘챌린지 1호팀은 김수민 사원(32·Cell leader), 오세훈 매니저(36), 김현철 매니저(36)로 구성됐다.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이들을 특별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바로 엘챌린지다. ‘사업화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모아 각자 재능을 맘껏 발휘해 좋은 결과물을 얻은 것.

현재 엘챌린지 1호팀 리더인 김 사원의 원래 소속은 플랫폼 전략팀으로, 기획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엘챌린지 참여 전에는 담당 업무만 수행하고 타 부서와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엘챌린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른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 뜻 깊었다”며 “상하급자 없이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각자가 오너십을 가지고 업무를 추진하며, 조율·지원하면서 실무자로서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 매니저는 모바일사업팀 소속으로, UI/UX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사업화해보고 싶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회사를 벗어나 직접 창업했다면 여러모로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엘챌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가 보유한 풍부한 리소스와 다양한 홍보·마케팅 채널 등을 활용하고, 각 부서에 있는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서비스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디지털컨설팅팀 소속이며 디지털 로그 분석 솔루션 구축 및 컨설팅을 맡고 있다. 그는 “사업 아이디어는 어느날 갑자기 나오는 게 아닌 기존 하던 업무에서 얻은 인사이트에서 시작된다”며 “스스로 하고 싶어 시작한 일이다보니 2시간 가까운 출퇴근 시간도 짧게 느껴질 만큼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고, 눈 뜨자마자 셀원들과 SNS 대화를 주고받으며 다음 할 일을 즐겁게 구상하는 등 일이 곧 취미이자 자기 계발 통로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 첫 결과물 익스퀴즈미 성공적

엘챌린지 1호 작품인 익스퀴즈미 퀴즈쇼는 엘포이 캐릭터와 퀴즈 대결을 펼치는 배틀 형식으로 진행됐다. 온·오프라인 최대 1만 명까지 동시 참여가 가능하며 엘포인트 회원이 아니어도 참가할 수 있는 오픈형 플랫폼이다.

채팅을 통해 사회자 및 다른 참가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상금은 우승자 100인에게 1만 포인트씩 동일하게 배분된다. 익스퀴즈미는 올 연말까지 매월 1회씩 시범 운영되고, 내년부터는 크리에이터 등이 본격 참여하는 실시간 퀴즈 플랫폼으로 정식 운영될 예정이다.

엘챌린지 1호팀은 최소 3개월 정도 준비 과정이 걸렸고, 단시간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 성공에는 조민상 롯데멤버스 상무도 빼놓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엘챌린지 1호팀을 사내 누구보다 응원하며 어드바이저 역할을 수락했다고.

김 사원은 “익스퀴즈미 첫 퀴즈쇼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개됐다. 페스티벌 자체 분위기도 좋았던 터라 당시 퀴즈쇼에 참여했던 회원은 2만 명 정도로 파악됐다.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오 매니저는 “참여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제휴사에는 새로운 고객 접점을 제공하며, 구성원들에게는 도전정신을 일깨웠다는 데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 또한 “퀴즈라는 타이틀을 갖고 시작을 했지만 잼라이브 등 타사 퀴즈 서비스들이 많아 잘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면서도 “롯데멤버스는 오프라인 유통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향후 계획

엘챌린지 1호팀의 각자 향후 계획도 들어봤다. 김 사원은 “매달 사람들이 ‘퀴즈’를 일상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며 “이용자가 직접 퀴즈를 낼 수도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오 매니저는 “실제 플랫폼화 관련 현재 웹버전으로 만들어졌지만 장기적으로 앱을 만들어 자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며 “디자인 측면에도 집중해 사람들이 즐겁게 퀴즈를 즐길 수 있도록 익스큐즈미 브랜드를 탄탄하게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매니저는 “롯데가 갖고 있는 힘들이 한 데 응집이 되지 않아 아쉽다”며 “퀴즈를 통한 고객 즐거움 향상에 목표를 두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20일 롯데렌탈과 함께 뷰티 상식 및 ‘묘미’ 관련 퀴즈쇼 진행을 앞두고 있다. 우승자 100명에게 각 1만 엘포인트 적립, 퀴즈쇼 관전 고객에게는 원적외선 마스크 ‘보미라이’ 10% 할인권 등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롭스, 롯데슈퍼 등 내부 제휴사는 물론 개방형 제휴사로까지 퀴즈 이벤트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한편, 롯데멤버스는 앞으로 엘챌린지 2호팀 구성도 내년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회사 내부에서 실패의 부담을 털어낸 창의적 구성원들이 일반 시민들에게 유익한 신규 서비스를 창출해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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