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위기 속 안간힘
온라인 시장·실적 개선·경쟁력 강화 변수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이른바 ‘유통 빅3’는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앞두고 위기감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사진=각사 제공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올 한 해도 유통업계는 불황 속 위기를 보냈다.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고전이 이어졌고, 정부 규제도 강화됐다. 업황 활기를 되찾기 위해 최근 각 사별로 수장교체 및 실적 개선, 경쟁력 강화 등에 사활을 걸고 나섰지만 내년도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새해를 앞두고 ‘선택과 집중’ 전략 등 실질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통업계 혜안이 필요해 보인다.

◆ ‘내년도 힘들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이른바 ‘유통 빅3’는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앞두고 위기감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 일부는 최근 대폭적인 조직 개편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유통업체들은 실적 악화에 울상인 상태. 정부 규제로 신규 출점에 제동이 걸린 탓에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면서 신사업 발굴에 힘쓰는 모습이다.

‘내년도 힘들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바꾸기에 역부족일 수도 있다는 업계 한숨이 나온다.

특히 올해 ‘소매’ 유통 경기가 지난해에 비해 좋지 않았다는 설문 조사도 나왔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발간하는 유통 전문지 리테일매거진에 따르면 올해 소매 경기 체감도에 대해 응답자 74.2%가 ‘전년 대비 약간 안 좋거나(39.3%), 훨씬 안 좋다(34.9%)’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소비 경기가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한 초강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새 수장 앞세워 돌진

이 같은 유통업 위기에 맞서기 위해 각 기업들은 수장 교체를 통한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들 새 수장들은 실적 반등을 위한 초석을 마련할 전망이다.

먼저 롯데그룹의 유통 사업을 관장해온 이원준 부회장이 용퇴하고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새로운 BU장이 됐다. 특히 롯데는 유통계열사 12곳 중 8곳의 수장이 교체돼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롯데는 유통부문의 내년 경영 역시 수익성과 온라인 쇼핑 부문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고급 브랜드에 집중해 프리미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가격 인하 정책보다는 오랜 시간 공을 들인 ‘통 큰’ 파격 가격 전략에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신세계그룹도 수년 간 ‘장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켜왔던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대표를 모두 교체한 바 있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내 위기감이 닥쳤다. 인사 발표도 그룹 정기 인사보다 한 달 먼저 단행했다. 6년 간 자리를 지켜온 이갑수 대표는 물러났고 컨설팅사 출신인 강희석 대표가 임명돼 사상 첫 외부 인사 수혈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신세계백화점도 연임이 유력시됐던 장재영 대표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 자리를 옮기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차정호 대표를 임명했다.

신세계는 내년에도 혁신적 아이템을 동반한 사업 확장으로 신규 점포 개점과 신성장동력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내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안성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2021년에는 백화점 점포인 대전 사이언스컴플렉스도 오픈할 예정이다.

올해 뼈아픈 성적표를 받은 이마트는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 주요 사업은 키우고 부츠, 삐에로쑈핑 등 실적이 부진한 사업은 순차적으로 정리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이 물러난 후 1960년대생인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가 새 사장 자리에 올랐다.

최근 면세점 사업 확대가 주목된다. 내년 1분기 서울 동대문 두타몰에 면세점을 오픈한다. 기존 무역센터점에 이은 제2호 면세점으로, 서울 강남과 강북을 연계하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아울러 내년엔 대전과 남양주에서 프리미엄 아울렛을 오픈할 예정이다. 2021년 여의도 파크원에 새 백화점도 개장한다.

한편, 유독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유통업계가 내년에도 어렵다는 전망을 받아들고 있다. 하지만 성과주의와 변화, 혁신 등 새로운 화두를 꺼내든 업계 전반이 임박한 내년 각자 계획대로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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