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판매 현대차 '방긋'·쌍용차 '선방'…기아차·르노삼성·한국GM '부진'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올해 자동차업계는 판매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내수시장 침체와 경제불황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었고, 신차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면서 모델 노후화가 심각한 회사들은 타격이 불가피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 등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보다 많은 신차를 2020년 내놓을 계획이다.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부진했다. 국내 역시 물량면에서 내수, 수출 모두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 자동차산업 생산력은 세계 7위로 내려앉았고 글로벌 100대 부품업체 수에서도 중국에 밀려나 4위에 그쳤다.

다만 현대차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 덕에 내수시장에서 성장세를 기록했다. 나머지 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GM은 부진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달까지 총 67만550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했다. 신형 쏘나타가 9만1431대 팔리며 돌풍을 일으켰고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4만6931대나 판매된 덕분이다. 여기에 소형 SUV 베뉴( 1만3766대)가 새로 추가됐다. 상업용 차량인 포터도 9만959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우 G70이 20.6% 늘어난 1만5470대, G90(EQ900 포함)가 112.0% 증가한 1만6045대 팔리며 호조세를 보였지만 주력인 G80이 40.5% 감소한 2만581대에 그쳐 총 판매는 5.3% 줄어든 5만2096대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올해 11월까지 47만107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수치다. K5가 신차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이 급감했고, 주력인 중형 SUV 쏘렌토가 23.9% 감소한 4만7247대에 그친 영향이 컸다. 반면 신차인 셀토스는 2만7200대나 팔렸고, 모하비도 7491대, 쏘울은 5321대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부분변경으로 돌아온 K7 역시 37.9% 증가한 5만764대 팔렸다.

쌍용차는 11월까지 9만7215대를 판매하며 선방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든 수준이다. 강력한 경쟁 모델의 등장으로 티볼리가 17.0% 줄어든 3만2638대에 그쳤지만 신형 코란도(1만4899대)가 출시되면서 판매를 견인했다. G4렉스턴은 1만1384대로 하향세를 이어갔다. 렉스턴스포츠는 소폭 줄어든 3만7515대 팔렸다.

모델 노후화가 심각한 르노삼성은 11월 기준 올해 7만687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중형 SUV인 QM6가 무려 4만82대나 팔린 덕분에 그나마 몸집을 유지할 수 있었다. 르노 수입 모델인 클리오도 11.9% 줄어든 3000대에 그쳤다. 상용차인 마스터는 3094대 팔렸다.

한국GM의 내수판매는 18.4% 줄어든 6만7651대를 기록했다.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 투입이 늦어지면서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급감을 막지 못했다. 그나마 소형 SUV인 트랙스가 1만1165대로 3.6% 판매량이 늘었다. 이쿼녹스는 1947대 팔렸다.

이처럼 내수 부진을 겪은 완성차 업계는 내년에 올해보다 공격적인 신차를 선보이며 판매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내년 내수시장에서 12종의 신차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최근 선보인 그랜저IG 부분변경을 비롯해 i30 부분변경, 코나 부분변경, 싼타페 부분변경 등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준중형 SUV인 투싼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여 SUV 시장 공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출시 이후 혹평을 받은 아반떼도 판매 개선을 위해 서둘러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2020년 공격적인 신차 출시가 기대된다. 첫 SUV 모델이 GV80이 내년 1월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 판매량 감소가 눈에 띄는 G80도 완전변경 출시가 예고된 상태다.

기아차도 최근 출시한 신형 K5를 비롯해 차급별 SUV 신차를 계획하고 있다. 우선 최대 관심 모델인 쏘렌토 완전변경이 예정돼 있다. 중형 SUV 왕좌를 탈환할 모델로 이목을 끈다. 여기에 경차 모닝이 부분변경 시기가 돌아온다. 소형 SUV인 스토닉 부분변경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준중형 SUV인 스포티지 역시 완전변경 모델 출시 시점이다.

쌍용차는 내년 이렇다 할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이미 올해 티볼리 부분변경을 내놨고, 코란도 역시 완전변경을 선보여서다. 렉스턴스포츠도 지난해 출시됐다. 당초 예상됐던 SUV 순수전기차의 경우 2021년에나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내년 판매 제고를 계획하고 있다.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2020년 6종의 신차 출시를 선언한 바 있다. 첫 타자는 소형 SUV급인 XM3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상반기 중 QM3 완전변경을 내놓을 예정이다. 르노의 전기차인 조에도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도 상품성을 개선한 SM6, QM6, 마스터가 대기하고 있다.

한국GM은 준중형 SUV급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한다. 부평공장에서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트랙스 후속모델 출시도 언급된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는 "내년 내수판매는 업계의 적극적인 신차 출시, 10년 이상 노후차 교체지원 정책 등으로 올해 2.6% 감소에서 1.7% 증가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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