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철도공동체 언급… "한중일 만큼 가까운 이웃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중국 제7차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설화 기자]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청두에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정상회의에 앞서 '제7회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리커창 중국 총리와 아베신조 일본 총리, 한중일 경제인들을 상대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중일 3국 간 자유무역질서를 강화하는 협력을 강조하며 "자유무역질서를 수호해 기업활동을 돕고 함께 성장하는 상생 발전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비즈니스 서밋 이후 진행되는 한중일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시선을 모았다.

기조연설 초반 문 대통령은 한중일 관계와 관련 삼국지를 언급했다. 그는 "한중일을 이어주는 수많은 연결고리 가운데 '삼국지'만한 것이 없을 것"이라면서 "대의명분을 중요하게 여긴 유비의 덕치와 제갈량의 충의는 동양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과 현대, 유구한 역사와 혁신이 조화를 이루는 청두에서, 두 분 총리님과 '비즈니스 서밋'에 함께하게 돼 더욱 의미가 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가 시작된 1999년에 비해 3국간 인적교류는 네 배, 교역은 다섯 배, 투자는 열두 배 증가했다. 상생의 힘으로 글로벌 저성장과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함께 넘을 것"이라면서 3가지 협력 방향을 제안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자유무역질서 강화를 위한 협력을 제안했다. 자유무역은 기업이 서로를 신뢰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안정장치로, 자유무역질서를 수호해 기업활동을 돕고 함께 성장하는 상생 발전이 지속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신산업 육성 협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제조업 밸류체인을 형성해 경쟁력을 함께 높인 것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교류와 협력으로 신산업 육성에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공동 연구개발과 국제표준 마련에 함께 하고, 혁신 스타트업의 교류를 증진해 한중일 3국이 아시아와 함께 성장하는 구심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동북아 평화를 위한 협력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 일본의 인도·태평양 구상, 한국의 신북방·신남방 정책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 모두의 평화와 번영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북아에서 철도공동체를 시작으로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 평화안보체제를 이뤄낸다면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는 더욱 많아지고, 신실크로드와 북극항로를 개척해 진정으로 대륙과 해양의 네트워크 연결을 완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3국의 기업들이 동북아 뿐 아니라 아세안 등 제4국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개발에 함께해 평화가 경제가 되고, 경제가 평화를 이루는 평화 경제를 아시아 전체에서 실현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설 말미에 문 대통령은 "우리 3국에는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속담이 있다"면서 "우리는 함께 협력하며 '풍요로 가는 진보'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 이어 리커창 총리는 한중일 FTA 체결을 강조했다. 그는 "중한일 3국은 FTA를 호소해 왔다"면서 "박차를 가해서 프로세스에 가속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한일 FTA는 세계 산업시설에 대한 보안성이 강한 나라"라면서 "중한 FTA가 체결 됐는데, 중한일 FTA는 더 높은 수준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제7차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아베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인적교류는 3국 협력의 기반"이라면서 "정부 간 관계의 어려움에 직면해도 인적교류는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한중일 3국간 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지속되면서 양국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은 3국 경제계 인사들이 동북아시아 경제협력과 상호 우의 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3국의 경제단체가 공동주관한다.

이번 서밋에서 3국 경제인들은 △자유무역 수호 및 역내 경제통합 촉진 △기술주도 협력 및 혁신성장 달성 △환경분야 협력 심화 및 헬스케어 산업육성 등 3국간 협력 방향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3국 경제계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지지하고, 한중일 FTA 협상을 가속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 5G·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환경·신재생 에너지 분야, 의약품·건강식품·레저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을 다짐하고, 3국 정부의 개방적이고 공정·투명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과 기업 간 교류협력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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