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속도전' 전망, 검찰 간부 100여명 '세평 수집' 중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임명이 재가됐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모습.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설화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임기가 2일 0시부터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추 장관의 임명을 재가한 것.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이 오전 7시께 추 장관의 임명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추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공휴일이 하루 포함된 상황에서 이틀의 시한을 설정하고 1월1일까지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 사실상 임명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추 장관에 대한 임명이 재가되면서 지난해 10월14일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사표 수리 이후 80일 간 비어있던 장관 공석이 채워졌으며, 법무부 장관 임명 재가를 마친 문 대통령은 새해 첫 일정으로 현충원을 참배했고, 추 장관도 동행했다.

임명장 수여식은 이날 오후 2시30분 청와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빠른 임명 재가 결정은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검찰 개혁의 추동력을 받은 상황에서 법무행정 책임자의 자리를 더 비워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고검장급 세 자리와 검사장급 세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큰 폭의 인사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경찰에게 검찰 간부 100여명에 대한 세평 수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추 장관의 임명 이후 대규모 인사이동과 함게 검찰 수뇌부가 바뀔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추 장관 임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뚝딱 해치운 것"이라면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문보고서 송부기한을 사실상 하루짜리로 하고, 대통령이 눈을 뜨자마자 추미애를 장관으로 임명한 것"이라면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을 하루라도 빨리 무력화하고 장악해서 권력의 범죄를 은폐하겠다는 조바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첨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추 장관의 임명을 환영하는 뜻을 밝혔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추미애 장관의 임명을 환영하며, 추 장관은 80일간의 업무 공백을 해소하고 법무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30여 년에 걸친 정치 활동 과정에서 다져온 경륜과 능력으로 미루어 볼 때, 검찰 개혁의 적임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느슨해진 개혁의 고삐를 단단히 조이고 박차를 가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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