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 2018년 대비 영업익 53%↓
수요·제품 가격 하락 회복 국면…다시 기지개 펴나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한 해 27조7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최근 4년 기준 최저 성적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 등 업황 둔화에 따른 결과다. 다만, 4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아 올해 실적 개선세에 기대가 모인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29조5200억원, 영업이익 27조71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5.85%, 영업이익은 52.95%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최근 4년 기준 최저 기록이다. 반도체 호황기 이전인 2016년(29조2400억원)보다도 약 5.2%,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58조8900억원)과 비교해선 약 53%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 악화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시장의 침체가 주원인이다. 삼성전자의 매출에서 50% 안팎을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은 2017~2018년 초호황기를 지나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가격이 급락했고,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 또한 위축됐다.

그러나 생산물량 조절과 함께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가격 하락 정체 및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D램 가격은 최근 3개월간 2.81달러를 유지하고 있으며 낸드플래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해소 국면, 구글·아마존 등 IT기업의 수요에 따라 업계는 반도체 부문이 올 1분기를 딛고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7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60조원을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6조5000억원대)를 웃돌고 7조원대를 지켜 올해 실적 개선에 기대감을 더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는 D램 업황 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내년 상반기까지 확장되면서 주가가 이익을 선반영할 전망”이라며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인 D램 수요가 4분기에도 서버 D램을 중심으로 수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올해 1분기부터는 가격이 반등할 전망으로 서버 D램 가격 상승이 시작되면서 모바일 D램의 가격 하락 폭도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낸드에 이어 이달부터는 서버 D램 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있어 반도체 중심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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