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먹튀’하고 경영권인수 사모펀드는 단체교섭 거부
일자리 잃을까 불안한 노조, “고용 보장하라”며 단체행동

[월요신문=이아름 기자]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매각과정에서 고용보장문제를 둘러싼 노사갈등에 휘말려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장기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이미 고용보장을 요구하면서 단체행동에 돌입한 상태다. 하지만 노사간의 협상채널이 마련되지 않아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노사갈등은 해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와 전국지사장협의체는 사측에 고용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현식 회장은 이미 회사를 사모펀드 KLP파트너스에 매각한 후 경영에서 손 뗀 '먹튀'한 상태고 인수 사모펀드 역시 노조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운영해온 정 회장은 지난해 말 보유지분 5636만여주를 사모펀드 운용사 KLP에 매각 경영권을 넘겼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식매매계약서상에 종업원들의 고용보장문제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한 조항이 없어 종업원들이 일자리에 불안을 느끼게 되면서 노사가 갈등국면으로 빠져들었다. 노조측은 “2019년 마지막 날 본사 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종무식에서 정 회장은 매각 관련한 설명과 고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오너로서 보여준 최소한의 리더십이나 책임의식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난했다.

KLP를 비롯해 사측이 고용승계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자 최근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투쟁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해마로푸드서비스 박상배 지회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본사 앞에서 최근 사모펀드 매각과 관련해 ‘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 측은 “정현식 회장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 취임식을 앞두고 언론을 통해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 보장을 약속했지만 노조 출범과 전국지사장 호소문이 나온 직후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한 립 서비스에 불과했다”며 “하루빨리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협상요구를 거부하는 사모펀드의 소극적인 행태를 비판하면서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조합 측은 창구단일화과정을 거쳐 교섭대표노조로서 단체교섭권을 확보하고 사모펀드 측에 지난해 12월30일과 1월7일에 기본협약서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개최를 요구했으나 (사모펀드) 조합원 자격을 문제 삼으며 교섭요구를 계속 거부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박상배 조합원의 경우 수석부장의 직위를 가지고 있으나 2015년 11월 24일 발족한 회사 노사협의회의 근로자 위원으로서 역할을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으며 노동조합 조합원 자격에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맘스터치 전국지사장협의체 역시 노조보다 앞서 고용 안정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사장협의체는 “정 회장이 지사장들과의 면담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뒤 어떠한 연락조차 없다”며 “지사 소속 60여명 직원에 대한 고용 안정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사모펀드로 넘어가 고용문제 뿐만 아니라 점주 피해, 이로 인한 소비자 부담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박상배 지회장은 “개인적인 예상이지만 ‘상생’이 해마로푸드 회사 특성인데, 수익 위주로 조직개편을 하면 실적 압박이 예상된다”고 주장하면서 “만약 가맹점에 비용을 더 부과하는 방식으로 갈 경우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성묵 해마로푸드서비스 부사장은 8일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박 부사장은 이 입장문에서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에 대해 “지난해 12월27일 정 회장과 KLP 간에 체결한 ‘주식 및 전환사채 매매계약서’의 5조 6항의 ‘확약’에 고용보장 조항이 마련돼 있다”며 “이 문항에는 ‘임원을 제외한 해마로푸드서비스 직원들의 고용 관계를 유지하고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사는 “노조가 제안하는 단체교섭안을 원만히 협의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의 이런 해명을 믿지 않으며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경영권이 KLP로 넘어가 넘어간 상태에서 사측이 단체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 고용보장문제를 매듭지을지가 불투명해 언제쯤 해마로푸드서비스가 매각 후폭풍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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