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한질칼 지분 6.28%서 8.28%로 확대…주요주주 합종연횡 속 '경영참가' 공식화

조현태 한진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등 한진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지속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박민우 기자] 한진 일가의 오너리스크가 발단이 된  경영권 분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한진 일가가 구성 특정인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보유지분이 충분치 못한 상태에서 일가가 서로 경영권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조원태 회장이 과연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재계에서는 이들이 다른 주주와 연대 결과에 따라 오는 3월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이 가족들과 협의를 통해 경영권 유지를 위한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협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다른 주주와 연대하지 않을 경우에는 회장직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으로 촉발된 한진그룹의 오너리스크는 그룹 3세 간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져 이들의 골육상쟁이 원만하게 타협점을 차지 못할 경우 조 회장은 물론 오너일가는 경영권위게 놓일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반도건설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8%대로 높이며 3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지분 보유 목적으로 ‘경영 참가’를 공식화해 주목된다. 반도건설이 오는 3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달린 주주총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반도건설은 계열사인 대호개발·한영개발·반도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 지분을 종전 6.28%에서 8.28%까지 끌어올렸다. 지분 보유 목적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꾼 것이 주목을 끈다. 경영 참여에는 임원의 선임, 해임, 직무정지 등이 포함된다.

한진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구조를 보면 오너일가의 보유지분은 비슷하다. 조원태(6.52%)·조현아(6.49%)·조현민(6.47%)·이명희(5.31%)로 거의 비슷하다. 한진칼의 지분을 보유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 델타항공(10.00%), 반도그룹(6.28%) 등 다른 주주와 연대 결과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달라지는 구조다.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 일가는 물밑에서 치열한 지분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조 회장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힘을 합친다는 데 합의하지 않을 경우 조 회장은 한진그룹 지배력을 상실할 수있는 위험에 놓인다.

재계 안팎에서는 3월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벌써 주요 주주 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조 회장이 다른 주주와의 연대를 모색하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리고 이 때 반도건설은 자연스럽게 캐스팅보트를 쥐게될 전망이다.

반도건설이 보유한 8.28% 지분은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17.29%), 대한항공과 전략적 제휴관계인 델타항공(10.0%)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또 조원태 회장(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등 총수 일가의 개인 지분보다 많다. 한진칼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은 재단 등 특수관계인까지 합해 28.94%다.

한진 총수 일가 지분에 델타항공 지분을 합치면 38.94%다. 반도건설, KCGI, 국민연금(4.11%)이 손을 잡으면 29.68%가 된다. 총수 일가가 뭉친다면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이미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조 회장과 모친인 이 고문 간 갈등이 심상치 않음이 드러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과 공동전선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권 회장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체육회 부회장이었을 당시 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맡아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건설 측은 “이번 주식 추가 매입이 경영 참여 목적은 사실이나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만약 반도건설과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늘리고, 총수 일가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다면 한진가의 경영권을 둘러싼 진흙탕 분쟁은 오너리스크로 오너일가가 경영에서 배제되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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