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이설화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보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양당의 대화에 물꼬가 트였다. 중도·보수 세력을 하나로 모아 신당 창당 추진에 나선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중심에 있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서로의 속내를 확인하고 대화를 시작할 의사를 밝힌 것.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보수당이 요구하고 있는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사실상 이를 수용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황 대표는 이날 지난 9일 발족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발표한 중도·보수 통합의 '6대 원칙'을 두고 "저희가 동의한 6대 원칙에 새로운보수당에서 요구한 내용도 반영돼있다"면서 "이제 통합이라는 대의 앞에 함께 스스로를 내려놓고 국민들 뜻을 잘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미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는 인식 아래 당 외부에 통합추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면서 "이제 혁통위가 구성돼 통합의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 것은 다행이다. 실직적 성과를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한국당도 이를 함께 해날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황 대표는 "통합을 위해 혁통위의 6대 원칙을 추진하자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새보수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서는 "나머지 필요한 협의들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유승민 의원은 당 대표단 회의에서 "많은 당원들이 '한국당과 통합하려고 새보수당을 만들었느냐'고 묻는다"면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보수가 제대로 거듭나고 재건되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 새보수당을 창당한 것이지, 한국당에 팔아먹으려고, 통합하기 위해 새보수당을 만든 게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묻지마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면서 "우리 당의 보수재건 3원칙에 입각한 통합을 해야 된다. 원칙 있는 통합, 이기는 통합이어야 된다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양당 모두 회의에서 서로의 속내를 드러낸 가운데 하 책임대표는 황교안 대표가 '보수 재건 3원칙'을 포함한 '6대 원칙'에 동의했다는 얘기가 나오자 긴급 비공개회의를 열고 그 내용을 발표했다.

하 책임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발표한 내용과 관련해 대표단 회의를 진행하고 입장을 정리했다"면서 "황 대표의 발언은 새보수당이 제시한 3대 원칙을 수용한 것으로, 보수재건과 혁신통합을 위한 한걸음 전진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당이 흔들리지 않고 6대 원칙을 지키는 지 예의주시하면서 양당간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혁통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생각할 때 혁통위는 혁신적인 보수통합 촉매혁할을 하는 자문기구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성격과 역할이 뚜렷하게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향후 혁통위의 성격과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우리 당에서도 혁통위에 나가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첫 회의 예정이었던 혁통위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이견으로 회의 여부가 불투명해졌으나, 오전 양당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오후 회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