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감소로 인력감축을 통한 ‘허리띠 졸라매기’ 나서나’

사진=픽사베이

[월요신문=박은경 기자]최근 은행권이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의 등장과 수익률 감소 등으로 효율적인 경영을 앞세우며 지점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에 나선데 이어 카드업계도에도 창사 이래 최초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감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률이 감소하면서 인력감축을 통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2018년 현대카드는 1857명인 임직원 중 11%가량인 200여 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받으며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카드업계가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지난해 확정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2월부터 본격 시행되면 매출과 수익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8년 이후 2년 만에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근속 10년 이상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또한 비상사업계획의 일환으로 카드 모집인을 현 2500여명 수준에서 24%가량 줄인 1900명 수준으로 감축한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현재 인원감축 계획은 없으나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와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비용절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카드의 지난 3분기 순익은 전년(505억원)보다 40.5% 감소한 300억원에 그쳤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10월7일부터 추진한 IPO는 일정 규모의 기업이 상장절차 등을 밟기 위해 50인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식을 파는 행위를 말한다. 현대카드는 2017년 유치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자금회수(엑시트)를 위해 IPO를 추진 중이지만 자금마련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의 추정 기업가치가 FI 투자 당시 기대와는 달리 소폭 높아지는데 그친 탓이다.

우리카드 또한 지난해 말 840여 명이었던 카드 모집인을 600여 명으로 감축해 운용할 방침이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1월 만 40세 이상, 근무 기간 15년 이상 된 임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하나카드에서는 14명의 임직원이 퇴직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00억원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고 비용절감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생존이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위태로워진 카드사들이 잇따라 비용 절감을 중심으로 한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다른 카드사로도 인력 구조조정이 조만간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업황이 어려워지자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력감축에 나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적정 수준의 보상이 함께 이뤄진다면 희망퇴직이 좋은 제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카드업계의 뜨겁게 달궜던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를 1조원 절감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도입됐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여파가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정부는 연매출 30억원 이하의 점포까지 우대수수료 구간을 확대하고 연매출액 30억원을 넘는 일반가맹점에 대해서도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카드 수수료 개편안 ’ 이 올해부터 본격 시행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자동차 할부금융, 보험·여행·렌털 등 비(非) 카드 부문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하며 견뎌냈으나 올해부턴 그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칠 것으로 전망돼 인력감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이에 카드업계는 더 이상 카드결제 수수료를 통한 수익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악화하는 수익성을 견인하기 위한 다양한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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