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의 키워드는 고객중심…KT 새노조는 구 사장의 선임과정 공정성 공개검증 요구

구현모 KT 회장 내정자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윤소희 기자] KT 새노조가 차기 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56·사진) 선임과정에서 공정성에 대한 공개 검증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구 사장이 이번 주에 인사를 비롯한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 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황 창규 회장이 아직 재임 중인데 노조 등이 요구하고 있는 황창규 회장 경영적폐 청산 차원에서 황 회장 측근인사들에 대해 어떤 인사를 할는지가 주목된다.

구 사장은 지난 달 27일 KT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후 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황창규 회장을 대신해 첫 공식 외부 행사에 참석했다.

구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에 인사를 하는 것으로 안다”며 “조직개편 키워드는 고객중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희 조직이 고객들한테 더 밀착하고, 우리 안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아주 빠르고 민첩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차기 CEO로 내정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향후 3년간 어떤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고 갈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물론 황창규 적폐와 관련된 인사들에 대한 전보가 주목된다.

KT는 이미 지난 9일 10여일 동안 진행된 직원 평가를 마치고 당사자에게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의 폭도 주목된다. 황창규 경영적폐를 청산한다는 방침아래 단행된 인사일 경우 의외로 인사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뜨거운 감자인 황창규 적폐를 시간을 두고 청산하겠다는 입장이고 보면 적폐에 연루된 인사들의 이동폭은 소폭인사에 그칠 수 있다. 

새노조 등에서는 경영적폐와 연루된 인사들은 이번에서 중요보직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T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몇 명이 교체되는지를 떠나서 구 사장이 CEO로 가면서 공석이 된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으로 누가 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KT는 지난해 10월 통신사를 넘어 AI 기술을 선도하는 'AI 전문기업'(AI Company)이 되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한편 KT 새노조는 최근 가 이사회에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뒷말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이사회에 차기 최고경영자 선임 과정의 회의록과 녹취록 등의 열람 및 복사를 2월15일까지 요청하는 문서를 보냈다고 13일 밝혔다.

새노조는 문서에서 “이사회가 현재 황창규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돼 있는 구현모 현 사장을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로 선임하고,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경우 사퇴한다’는 각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구현모 차기 사장 내정자의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그동안 불거진 의혹들이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 이전에 말끔히 해소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사회 회의록 등 차기 최고경영자 선임 관련 자료 일체를 열람하게 해줄 것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새노조는 이어 “이사회는 차기 최고경영자 선임에 앞서, 이사회가 책임지고 아무런 외압 없이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리스크 요인이 있다면 이를 원천적으로 방지해야 하는 것도 이사들의 몫이다”라며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한 선임 절차를 자부하는 이사회인 만큼, 종업원인 동시에 주주인 새노조에 회의록(지배구조위원회 회의록 포함) 및 녹취록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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