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박은경 기자]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낙하산’인사라는 점에서 노조의 저지로 취임하지 못하고 임시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고 노조는 저지투쟁을 이어가고 있어 기업은행의 '경영공백'이 장기화 하는 국면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최근 기업은행 노조 상급단체인 금융노조에 기업은행 '낙하산인사사태'와 관련, 대화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기업은행의 노사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수 있을 지가 관심을 모은다.

15일 은행권과 기업은행 등에 따르면 윤 행장은 임명이래 노조가 청와대 낙하산 인사로 전문성 등을 들어 취임을 저지한데 따라  서울 을지로 본점이 아닌 외부 임시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윤 행장은  지난 13일에도 첫 경영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혁신 추진 태스크포스(TF)’ 신설을 지시했다. 또 미국과 이란 갈등 등 국제 이슈가 국내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시행에 따른 시장상황도 점검했다.

지난 3일 노조의 출근 저지에 막혀 있는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 사진/뉴시스

기업은행 측은 비록 노조가 물리적으로 출근을 막아 본점으로 출근을 못하지만 윤 행장은 금융연수원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하고 업무를 보면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 임명을 ‘낙하산 임명’으로 규정하고 임기 첫날인 지난 3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조는 정부·여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후에 기업은행 노조는 노사협의를 통해 출근저지 투쟁을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윤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은 이어가겠지만 대화는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화 주체는 윤 행장이 아니라 당·정·청”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여당과 청와대가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한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전날 7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에 걸쳐 대토론회를 열고 윤 행장 출근 저지 투쟁과 향후 계획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노조관계자는 최근 금융노조에 대화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 “청와대의 제의는 실무자끼리 만나 협의해보자는 수준”이라며 “아직까진 구체적으로 제안한 내용은 없으나 대화를 하다 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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