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으로 효율성 증대...일자리 양극화라는 비판도

[월요신문=이아름 기자] 지난 7일 개막한 최첨단 기술이 한자리에 모이는 소비자가전쇼 CES 2020에서 서빙로봇은 단연 화두였다. 이처럼 로봇의 산업진출은 활발해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최저임금 증가 등으로 인력수급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생산성 향상 등의 이유로 인해 기업체 내 로봇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들도 앞다투어 로봇시장에 뛰어들면서 다양한 로봇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의 ‘볼리’는 사람을 따라다니며 집안의 가전제품들을 제어하고 LG전자는 ‘클로이 테이블’을 통해 로봇이 레스토랑에서 접객, 주문, 조리, 서빙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보고서에 의하면 2025년에는 음식 배달 가운데 1% 정도를 로봇이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전국의 주요 골프장에서 식음료 사업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가 ‘로봇 서빙 시스템’ 등 푸드테크(Food+Technology)를 접목한 카페테리아 ‘S라운지 1호점’을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에 개장했다고 16일 밝혔다.

‘S라운지’는 국내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셀프 서비스 캐주얼 다이닝’ 모델로 기존의 대면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주문부터 배식, 퇴식까지 카페테리아 이용객들이 직접 하는 대신 가성비를 높인 게 특징이다.

S라운지는 실리를 우선하는 대중제 골프장의 운영 형태에 맞춰 서빙로봇을 이용한 스마트 서빙 시스템 뿐만 아니라 스마트 주문 시스템도 적용할 예정이다.

서빙로봇에서 음식을 꺼내는 모습/사진=CJ프레시웨이

특히 ‘사우스링스’에 도입한 서빙로봇은 3단으로 구성된 배식판에 조리된 음식을 올린 뒤 테이블 번호만 눌러주면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 고객 앞까지 전달해준다. 직원들은 대신 식사가 끝난 테이블을 정리하거나 고객 응대에 집중할 수 있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는 셀프 매장임에도 음식을 테이블까지 직접 나르지 않고 자리에서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CJ프레시웨이 레저문화사업부 관계자는 “S라운지가 골프장 식음료 시장의 ‘가성비’, ‘대중화’를 대표하는 새로운 모델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 골프장은 물론 골퍼들에게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풀무원 서빙로봇 '딜리'/사진=풀무원

풀무원은 지난해 11월 전문외식브랜드 ‘찬장 판교라스트리스점’, ‘메이하오&자연은맛있다 인천공항점’ 2곳에 자율주행 서빙로봇 ‘딜리’를 도입했다.

서빙로봇 딜리는 한 번에 4개 테이블의 서빙을 수행할 수 있다. 최대 50kg까지 실을 수 있어 무거운 메뉴도 한번에 싣고 나를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 방식으로 움직한다. 두 가지 센서가 장착돼 있어 장애물을 피하고 정확한 위치로 이동할 수 있다.

찬장 판교라스트리트점에서는 고객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주문과 결제를 하면 딜리가 안전하게 주문 음식을 서빙해주는 스마트오더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한다.

풀무원 관계자는 “딜리 도입으로 매장 직원의 단순 업무를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고객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빙로봇이 카페에서 일하는 모습/사진=한국관광공사

카페에서도 서빙로봇의 활약은 계속된다. 강남의 한 카페에서는 직원이 태블릿PC에 좌석 번호를 입력하면 서빙로봇은 머리 위의 디저트를 해당 자리로 서빙한다. 이동하다가 사람이나 장애물을 만나도 자동 주행 시스템이 내장돼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멈췄다 다시 움직인다.

서빙로봇의 한 달 대여료는 80만원 정도로 1년에 1000만원이 채 안된다. 이같은 저렴한 비용으로 사람을 대체할 수 있다는 로봇의 장점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존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나 플랫폼 경제에서 새 일자리가 생겨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용량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전망은 중숙련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수의 고숙련과 다수의 저숙련 일자리가 남는 ‘일자리 양극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우수한 한 명이 일과 성과를 몰아 받고 나머지는 기계가 대체하며 기계로 대체하는 것보다 비용이 낮은 저임금 노동자만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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