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추가지원 이끌어 내기 위해 정부 요로 방문…노조와도 경영정상화 방안 논의 예정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사진=쌍용자동차 제공

[월요신문=김기율 기자] 쌍용자동차가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의 방한을 계기로 경영난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새해들어 신차를 쏟아내고 있는 경쟁 자동차메이커와는 달리 신차출시 계획이 전혀 없는 등 올해 영업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운 쌍용차가 마힌드라 사장의 방한을 계기로 11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끊을만한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한다. 특히 그의 방한으로 투자확대와 활발한 영업을 위한 대규모 자금수혈이 이뤄져 쌍용차의 경영정상화가 앞당겨질지 관심을 모은다.

쌍용차에 따르면 16일 방한한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이날 쌍용차 노조관계자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을 만난다. 17일에는 대통령직속일자리위원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쌍용차 회생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쌍용차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강구하기위해 정부는 물론 노조 관계자를 잇따라 만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쌍용차는 국내 완성차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해외시장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등 경영난에 허덕이고있다.

지난해 렉스턴 스포츠 칸 출시를 시작으로 신형 코란도, 베리 뉴 티볼리 등 변경모델을 연달아 내놨지만, 내수 10만7789대, 수출 2만7446대, 총 13만5235대(전년比 5.6%↓)라는 성적표를 받아야했다. 출시 초반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현대차 베뉴, 기아차 셀토스, 한국지엠 콜로라도 등 경쟁 모델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19.7%나 줄었다. 영국, 독일 등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에서의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예병태 대표이사가 유럽 현지시장을 직접 방문하고 ‘수출시장 중요성’을 역설했음에도 여전히 활로를 찾지 못한 상태다.

결국 쌍용차 노사는 지난해 안식년제 시행(근속 25년 이상 사무직 대상),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의료비 및 학자금 지원 축소 등 강도 높은 자구계획 방안까지 내놨다. 또 상여금 200% 반납 등 인건비 절감을 위한 노력도 함께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의 이번 방한은 한국 정부의 추가 자금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한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마힌드라는 지난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후 지금까지 유상증자 형태로 1300억 원을 투입했지만 쌍용차 경영정상화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마힌드라는 2300억 원 규모의 직접 투자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은행이 쌍용차를 지원할 경우’라는 전제조건이 달렸다고 한다. 쌍용차가 올해 산업은행에 갚아야 하는 대출금은 900억 원이다.

업계에서는 마힌드라가 한국지엠 지원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8년 한국지엠의 대주주인 제너럴모터스는 산업은행의 8000억 원 지원을 조건으로 한국지엠에 64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편 마힌드라의 추가 자금수혈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쌍용차의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쌍용차가 머뭇거리는 동안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신차 출시에 경쟁적으로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 15일 첫 번째 대형 SUV 모델 ‘GV80’을 선보였고, 16일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했다. 르노삼성도 쿠페형 SUV ‘XM3’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모두 공교롭게도 쌍용차의 주력 모델인 SUV다. 그동안 쌍용차는 ‘SUV 명가’ 이미지를 고수하며 SUV 라인업 구축에 주력했지만, 경쟁사들의 연이은 신차 출시로 지난해 점유율 하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자구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 뚜렷한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쌍용차에 모기업 마힌드라의 추가지원이 절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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