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황당한 채용 오류?…"AI 면접관이 면접 방해"

인턴 지원자 "AI 면접관, 내가 한 말 고스란히 다시 해…집중 어려워" 캠코 "AI 오류 아닌 하울링으로 추정…장비테스트 안내 강화할 것"

2023-03-09     김다빈 기자

[월요신문=김다빈 기자]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캠코)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인턴쉽 채용 전형 중 인공지능(AI) 면접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관련 캠코는 AI 오류가 아닌 소리 증폭으로 인한 메아리 현상 '하울링'인 것으로 추정했다.

9일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5일간 'AI 면접 전형'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AI면접관이 지원자의 말을 그대로 따라 읽는 오류가 발생, 이로인해 정상적인 면접을 진행할 수 없었다는 게 일부 지원자들의 입장이다.

앞서 지난달 캠코는 올해 3월부터 10월 초까지 약 6개월간 계약직으로 근무(재계약 및 정규직 전환 불가)하는 내용의 '체험형 인턴 모집'에 나섰다.

AI면접은 지원자의 ▲적극성 ▲계획성 ▲성실성 ▲조직이해 ▲문제해결 등 18가지 요소를 평가하는 것으로, 지원자들은 PC·노트북에 설치된 웹캠을 통해 AI 면접관과 전형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자기소개 등의 기본질문→의사결정·인지능력 평가 등의 게임 검사→심층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AI 면접을 치르는 지원자는 카메라로 화면을 응시한 채 말하듯 답변하면 된다. 

채용 지원자 A씨는 "AI 면접은 인공지능 면접관의 질문을 1시간여 계속해서 답하는 방식"이라며 "소통이 매끄러워야 전형 과정에서도 실수 없이 면접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면접 내내 AI 면접관은 내가 말을 하면 즉시 그 말을 고스란히 다시 내보내 도저히 면접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며 "현재 동일한 피해를 겪은 지원자들의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모였다. 전형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끔 캠코에 항의 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캠코 관계자는 "현재 AI 면접은 외부 채용전문 업체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인턴 AI 면접 과정에서 AI 시스템 상 오류는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AI 시스템 상 면접자 답변을 따라읽는 기능은 없으며, 네트워크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소리증폭으로 인한 메아리 현상인 하울링을 응시자들이 착각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울링은 시스템 상 오류가 아닌 기기·공간·네트워크 등의 영향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캠코는 하울링 방지를 위해 면접자들에게 스피커가 아닌 헤드셋 등을 사용할 것을 충분히 안내하고 있다"며 "향후 채용절차를 진행할 때도 면접자들이 반드시 사전 장비테스트 후 응시할 수 있도록 안내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