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식인구 약 150만명…가치소비 트렌드에 건강 관심↑
대체육 넘어 만두·요거트 등 제품 라인업도 '확장세'

풀무원 '자연은 맛있다 정면'은 한국비건인증원이 인증한 첫 비건 라면이다. 사진=풀무원식품

[월요신문=이인영 기자]올해 국내 시장에 불어오는 '비건(Vegan·완전채식주의자)' 바람이 심상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건강뿐 아니라 환경, 지속 가능성 등을 고려한 가치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비건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농심 등 국내 식품 대기업들은 자체 브랜드 론칭을 비롯 비건 인증 상품 출시 등 채식문화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150만명으로 집계됐다. 2008년 15만명에 불과했으나 10년 만에 10배 성장한 것이다. 이중 고기·계란·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모두 먹지 않고 완전 채식을 지향하는 비건은 약 50만명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농심은 최근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충북 진천 기지를 중심으로 한 대체육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제품 라인업은 식물성 대체육을 비롯 조리냉동식품과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 총 18개로 구성했다.

농심은 이달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입점을 시작으로 온·오프라인 판매채널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태경농산은 앞서 농심 라면의 별첨 스프에 사용하는 대두단백과 수출용 노 미트 라면 스프를 제조하며 비건 푸드 개발 노하우를 축적해왔다"며 "베지가든은 오는 2월 중 9개 제품을 더해 총 27개 제품 라인업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푸드는 앞서 2019년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 론칭으로 비건 시장에 진입했다. 옥수수와 대두 등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상품은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6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양식품 사또밥, 대림선 0.6 순만두, 식물성 액티비아 요거트 3종. 모두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양식품 사또밥, 대림선 0.6 순만두, 식물성 액티비아 요거트 3종. 모두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이와 함께 인스턴트식품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라면도 건강한 비건 메뉴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풀무원이 선보인 '자연은 맛있다 정면'은 국내 라면으로는 처음으로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식품 인증을 획득했다. 비주류 시장이라고 평가 받고 있음에도 불구, 해당 제품은 출시 4개월만에 누적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풀무원은 라면을 포함 '비건 톡톡 썰은김치', 풀무원다논 '식물성 액티비아' 요거트 등 다채로운 상품 구색으로 비건 시장 트렌드 선도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출시한 식물성 액티비아 제품 3종은 기존 요거트의 주원료인 우유 대신 코코넛, 콩, 오트 등의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외 사조대림 '대림선 0.6 순만두', 삼양식품 '사또밥', 롯데제과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 등이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식품 인증을 취득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의 가치소비 확산과 함께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한 선택적 채식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제품은 물론 비건 제품 라인업도 점차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비건 인증은 동물 유래 원재료가 들어있지 않고, 제조 과정에서도 이를 이용하지 않은 제품에만 부여된다. 제조 시 동물 유래 성분과의 교차 오염을 방지하는 생산 공정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인증기관의 원재료 심사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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