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월요신문=정채윤 기자]영화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이 28일 재개봉에 들어갔다. 브로크백 마운틴 재개봉과 함께 성() 다양성을 다룬 영화들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6년 국내 개봉한 브로크백 마운틴은 퓰리처상을 비롯해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작가 애니 프루가 쓴 단편 소설 'Close Range' 중에 한 단편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963년 동성애가 허용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잭(제이크 질렌할)과 에니스(히스 레저)가 우연히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방목하는 양 떼를 지키는 일을 하다 사랑의 감정을 깨닫게 되면서 맞는 현실의 비극을 그렸다.

특히 이 영화는 대만 영화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 중인 아시아계 이안 감독의 작품으로 제이크 질렌할의 풋풋한 젊은 시절은 물론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히스 레저를 추억할 수 있는 영화로 영화팬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 왔다.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브로크백 마운틴 재개봉과 함께 일부 영화팬들 사이에선 성 다양성을 다룬 명작들에 대한 관심 또한 다시금 커지고 있다. 이에 영화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성 다양성 주제의 영화들을 살펴봤다. 

제71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차지한 알리 아바시 감독의 2019년작 '경계선'(Border)을 설명하는 한 단어는 '충격적'을 꼽을 수 있겠다.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출입국 세관 직원 티나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녀는 기묘한 능력을 갖고 있으나 남과 조금 다른 외모로 세상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인물인데, 어느 날 수상한 남자를 만나며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한 요괴 '트롤'을 인간에 빗대어 우리 사회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시각의 차이를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인간과 트롤이 공존하는 사회를 보여주는 판타지, 스릴러 형식을 취하면서도 아동 포르노라는 인간의 비열성을 고발하는 사회 영화이기도 하다.

사진=㈜영화특별시SMC, (주)왓챠
사진=㈜영화특별시SMC, (주)왓챠

제74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2021년작 '티탄'(Titane)은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뇌에 티타늄을 심고 살아가던 여성이 기이한 욕망에 사로잡혀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실험영화다.

수많은 비정상성이 모여 정상성에 대한 담론을 나누는 영화로, 스릴러 장르를 취하면서도 후반부에는 젠더에 중점을 두며 성장 드라마 장르를 취하기도 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서 정상성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음을 독특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사진=CGV아트하우스
사진=CGV아트하우스

최근 '메이 디셈버'로 돌아온 감독 토드 헤인즈의 2015년작 '캐롤'(Carol)은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테레즈(루니 마라)와 캐롤(케이트 블란쳇) 두 여성의 이끌림을 그린 영화다. 루니 마라는 캐롤을 통해 제68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카메라 구도로 시각화되는 두 인물의 지위와 치밀한 미장센은 서사 구조에 온전히 몰입하도록 돕고, 당시 가부장제 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는 연출도 인상적이다.

사진=주연 배우 아왓 라타나핀타 인스타그램
사진=주연 배우 아왓 라타나핀타 인스타그램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태국 논타왓 눔벤차폰 감독의 영화 '도이 보이'(DoiBoy)는 치앙마이의 어두운 현실을 그렸다. 영화의 메인 내러티브는 인신매매로 지난 4~5년간 태국에서 일어났던 사회적 이슈와 문제인 소수 민족, 미등록 이주민, 성소수자, 경찰 비리, 국가폭력 등을 예리하게 관찰해 표현했다.

캐나다 남부의 로키산맥 일대에서 촬영해 웅장한 자연을 볼 수 있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은 오늘부터 4월 4일 서울특별시 동작구에 위치한 아트나인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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