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탁지훈 기자]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한빛 3·4호기 결함에 대해 시공사인 현대건설에게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빛 3·4호기 부실 시공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정 사장은 "현대건설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법률적으로 손해배상 청구 기간이 지나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법률 이전에 도의적으로 현대건설에서 최소한의 조치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으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원전 24기에서 확인된 격납건물 공극은 330여개로 이 가운데 80%가 한빛 3·4호기에 집중돼 있다.
앞서 이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한수원은 2018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현대건설에 총 4차례 관련 공문을 보냈고 결함 발생에 대한 책임 분담을 논의했다.
최근에 보낸 공문에서는 한빛 3·4호기 결함에 대한 대국민 사과발표를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현대건설은 유보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한수원 측은 전했다.
이 의원은 "한빛 3·4호기 건설 당시 야간 타설 횟수과 한빛 1·2호기와 비교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당시 공사 기간에 쫓겨 부실시공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약서에 의하면 시공이 기존 계획과 상이하게 진행된 경우 자비로 보수하거나 변상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며 "현대건설이 모든 비용을 내야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사장은 "그 당시 현대건설 구성원과 지금 구성원이 다르므로 배임 같은 어려움이 있다고 (현대건설이) 토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외에서 함께 원전 건설 사업을 할 수 있는 잠재적 파트너이기 때문에 가능한 선을 제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2017년 6월 한빛 4호기에서 공극이 처음 발견된 뒤 원전 조사를 거쳐 현재까지 확인된 공극은 한빛 3호기가 124개, 4호기는 140개다. 공극 정비 작업으로 한빛 3호기는 11일 기준 856일, 4호기는 1214일 동안 가동이 멈춰 있다.
원전 2기의 설계사는 한국전력기술, 시공사는 현대건설, 검사기관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운영사는 한수원이다.
앞서 원안위는 한빛 3·4호기에서 다수의 공극이 발생한 것이 야간에 부실 공사를 했기 때문이라는 공식 조사 결과를 한빛원자력안전협의회에 보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