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콘텐츠 산업은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으로 전례 없는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으나, 이는 K-콘텐츠의 위기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해외 자본과 해외 인력으로 만들어진 콘텐츠가 아닌 진정한 K-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IP 확보를 기반으로 웹툰, 드라마 등 다양한 확장이 이뤄져야 하며 나아가서는 해외 진출까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25일부터 27일까지 코엑스에서 '콘텐츠IP 마켓 2025'가 개최된다. 행사의 첫 날인 25일에는 개회식을 비롯해 각 분야의 콘텐츠 전문가들이 무대 위에 올라 지속 가능한 K-콘텐츠를 주제로 심도 깊은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김태호 하이브 COO가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편슬기 기자
김태호 하이브 COO가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편슬기 기자

◆ 하이브, 원천 콘텐츠 바탕으로 IP 비즈니스 확장

가장 먼저 연단에 선 김태호 하이브 COO는 'K-콘텐츠,지속 가능한 생태계는 존재하는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김태호 COO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를 예로 들며, "과거와 같이 한국이 생산과 공급을 독점 했었던 시대는 지났다. 산업적 관점에서 어떤 준비와 대응을 해야하는가가 우리의 고민"이라고 입을 열었다.

하이브는 굴지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BTS(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엔하이픈, 르세라핌, 뉴진스 등 트렌드를 선도하는 굵직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자랑하는 회사다.

김태호 COO는 현재 하이브에서 진행 중인 IP 사업을 차례로 소개했다. 단순히 음악 사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웹툰과 웹소설, 애니메이션의 IP 확장을 비롯해 응원봉과 인형, 게임 등 굿즈 사업과의 연계로까지 뻗어나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듯 자체 IP를 보유하고 있다면 다양한 방향성을 통해 팬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사업 확장까지 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김태호 COO는 "이런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이른바 팬덤 비즈니스의 게이트웨이를 저희가 열어드리고 있다. 레이블이 만들어낸 원천 콘텐츠를 솔루션이 다듬고 산업화해서 플랫폼 안에 담는 것이 하이브가 표방하고 있는 IP 비즈니스의 궁극적인 하나의 에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박창성 SLL 본부장이 독자적 IP 확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편슬기 기자
박창성 SLL 본부장이 독자적 IP 확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편슬기 기자

◆ 박창성 SLL 본부장 "독자적 IP 확보가 관건" 

뒤이어 연사로 등장한 박창성 SLL 본부장 역시 독자적인 IP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본부장 또한 넷플릭스의 케데헌을 예로 들며 '잘 키운 콘텐츠 IP' 하나가 어떠한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케데헌의 경우 작품 내에서 등장한 라면, 의상, 캐릭터 등이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면서 IP의 2, 3차 확장을 이뤄냈다. 해당 현상에서 알 수 있듯 시청자들은 단순히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일상 속에서 체험하고 소비하며 콘텐츠와의 접점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케데헌의 성공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는 것이 박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케데헌은 외국 자본을 바탕으로 외국에서 만들어진 엄연한 외국 작품인 탓이다.

박창성 본부장은 "오징어게임, 킹덤, 무빙 등과 같이 큰 자본을 투자하면서 창작자의 자유도가 굉장히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글로벌 플랫폼에 자본과 유통망을 의존하게 되면서 제작사가 IP를 보유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이 K-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드라마, 영화 등 영상 콘텐츠시장에서의 정점에 오르는 동시에 위기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면서 넥스트 케데헌을 만들기 위해서는 K-콘텐츠만이 고유로 가질 수 있는 DNA를 갖춰야 하고 주도적으로 핵심 IP를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야만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월요신문=편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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