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편슬기 기자]A씨는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알게된 당근 계정 대여 아르바이트를 보고 용돈을 벌기 위해 계정을 빌려줬다. 이후 며칠간은 접속하지 말라는 말에 계정 접속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며칠 후 아르바이트 비용을 입금하기로 정한 날에 대여료가 들어오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를 의뢰한 계정에 쪽지도 보냈으나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이상한 낌새를 감지한 A씨는 자신의 당근 계정에 접속했고, 당근 측에 의해 '사기 계정'으로 차단이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가해자가 A씨의 계정을 대여해 사기를 치고 잠적한 것. 난생 처음 경찰 조사를 받게된 A씨는 자신이 '사기방조죄'로 인해 처벌을 받게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한 당근 계정 대여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은 매너 온도가 높은 계정을 빌리는 방식이었으나, 이젠 수법을 바꿔 매너 온도, 거래 이력 상관 없이 계정을 대여해 중고거래 사기를 치는 방식이 횡행 중이다.
적게는 4~5만원에서 많게는 하루에 30~40만원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피해자를 꾀어내 계정과 비밀번호를 요구한다. 단순히 계정을 빌려주는 것 만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간 피해자들은 개인정보를 넘겨주고 결국 A씨와 같은 피해가 반복해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취업 등을 미끼로 통장 대여를 요구한 뒤, 범죄에 악용하는 '대포통장' 사기와도 유사한 방식이다.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지에서 유사한 피해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명의 대여 피해자와 대여 아이디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 등의 규모가 점차 커지며 범죄 예방 및 대처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계정을 대여해 준 것은 직접적인 가해자가 아닌 명의대여자로서의 책임 문제가 된다며 계정 대여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당근 측에서도 계정 대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근 관계자는 "계정 대여는 정보 도용 및 사기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당근은 이를 정책적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정 대여는 주로 앱 외부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채팅창에서 외부로의 유도 등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주의 안내 메시지를 발송해 주의를 환기하고 있다는 것이 당근 측 설명이다.
또한 하나의 핸드폰에서 여러 번호(아이디)로 로그인 시 일정 횟수 이상부터는 로그인이 블락되며, 내부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사용 패턴이 발견되는 계정의 경우 즉시 제재 조치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 관계자는 "최근 타 SNS를 통해 매너온도가 높거나 거래 후기가 많은 계정을 대여해 사기에 활용하는 사례가 제보되고 있어 이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계정 대여로 인한 사기 피해가 발생할 경우 해당 계정 또한 영구 제재가 가해지는 만큼 상대방의 계정 대여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근을 이용한 중고거래 문고리 사기, 부동산 사기 등이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거래' 자체에 필요한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기 용이하다는 의견이다.
최근에는 허위매물을 통해 계약금을 입금 받은 사기 사건도 발생했다. 피해자는 대부분이 2030세대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가해자는 총 51명의 피해자로부터 계약금 3억5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