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편슬기 기자]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향한 정부의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AI 산업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GPU 확보, 공공데이터 개방을 통한 AI 학습 지원,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통한 소버린AI 선별 등 다방면에서 팔을 걷어 붙여 공약 이행에 나서는 중이다.
민관 협력 통한 GPU 확보로 'AI 기초 인프라' 구축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28일 GPU 확보 사업의 참여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사업자로 선정된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카카오와 함께 협력해 GPU 1.3만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조4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민관의 협력을 통해 확보하게 될 GPU는 엔비디아(NVIDIA) B200 1만80장, H200 3056장 규모다. 이중 NHN 클라우드가 최다 구축 사업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B200 7656장을 확보하며 가장 많은 물량을 담당한다.
다음으로 네이버클라우드가 H200 3056장을, 카카오는 B200 2424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중 정부 활용분은 각각 2296장, 2040장이다.
그동안 GPU 수급의 어려움으로 인해 모델 학습과 더불어 기본적인 개발 환경조차 갖추기 어려운 것이 국내 AI 업계의 현실이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GPU 사업을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AI 컴퓨팅 자원을 본격적으로 확보하고, 대규모 AI 개발 가속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샘솟는다.
이재성 중앙대학교 AI학과 교수는 "그동안 GPU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정부의 GPU 확보 사업을 통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시작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특히 제조나 의료 분야 등과 같이 보안이 중요한, 고신뢰 AI가 필요한 부문에서는 민관 주도로 GPU가 확보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AX 전환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의견을 전했다.
고가치 공공데이터 15종 공개…AI 학습 사용
고품질의 학습 데이터가 부족했던 문제도 다소나마 해결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가 중앙부처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보유한 15종의 고가치 공공데이터를 국가중점데이터로 선정 및 개발하는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올해 공개되는 15종의 고가치 공공데이터는 AI 학습용과 기업 지원용으로 나뉜다. AI 학습용으로는 법제처의 중앙부처 법령해석 및 특별행정심판기관 재결례를 포함해 국토안전관리원의 특수교 통합관리계측 데이터, 한국서부발전의 신재생에너지·발전소 운영 정보 등이 포함됐다.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신규 서비스 개발에 활용도가 높은 데이터도 개방한다. 행안부의 전국 업종별 인허가 정보 및 생활 편의 정보, 울산항만공사의 울산항만 실시간 선박 운항 정보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과 기업의 수요가 크고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높은 데이터를 선별해 개방하는 만큼 고품질의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버린AI 확보에 박차…"5개 컨소시엄에 K-AI 타이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할 AI도 선발한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 중 하나인 '소버린AI' 확보에 따른 것으로, 현재 서류 심사를 통해 10팀이 추려진 상태.
10개 팀은 네이버클라우드, LG AI연구원,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카카오, 업스테이지, KT, SK텔레콤, 코난테크놀로지, NC AI,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꾸린 컨소시엄이다. 이들 중 우수한 5개 컨소시엄을 선발, K-AI 타이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최종 5개 컨소시엄에 꼽히게 되면 앞서 언급했던 민관 협력을 통해 확보한 GPU 사용권을 2026년 하반기부터 분배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AI 모델 개발 및 고도화에 필요한 데이터 등의 지원이 예정돼 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첨단 그래픽 처리 장치(GPU) 확보는 국내에 부족한 인공 지능 컴퓨팅 기반 시설의 마중물이자, 국내 인공 지능 생태계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새 정부 소버린AI 생태계 확장과 인공 지능 고속도로 구축의 출발점"이라며, "이를 기점으로 더욱 강력한 인공 지능 컴퓨팅 기반 확충, 대한민국의 인공 지능 강국 도약에 정책적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