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김윤겸 기자]럭셔리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처럼 고급 소재와 성능만으로 차별화를 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각 브랜드는 소비자 수요에 맞춘 전략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한국 시장 전용 한정판을 선보이거나, 마니아층을 겨냥한 전용 모델을 출시하는 등 제품 다양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기차 성능을 앞세우는 전략도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가격 경쟁력을 강조한 신차가 늘고 있다. 럭셔리카 시장 전반에서 실용성과 합리성을 내세운 소비자 공략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엘레트라·에메야, 2026년형 트림 다양화…소비자 선택폭 확대
로터스는 고성능과 상품성을 유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모델을 내세우며 최근 럭셔리카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엘레트라는 최근 시장 수요에 맞춰 개발된 하이퍼 전기 SUV다. 전장 5m가 넘는 대형 차체를 갖췄으며, 공기저항계수는 Cd 0.26으로 설계됐다. 고성능 모델인 '엘레트라 900 스포츠 카본'은 듀얼 모터를 기반으로 최고출력 918마력, 최대토크 100.4㎏·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95초이며, 350kW급 급속 충전 시스템을 통해 0→80% 충전까지 약 22분이 소요된다.
에메야는 대형 차체와 최신 기술을 갖춘 전기 세단으로, 로터스의 플래그십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5.1인치 HD OLED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조수석에도 별도 모니터를 탑재해 주행 정보를 제공하며, 2열에는 독립 시트와 전용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사운드 시스템은 23개 스피커로 구성된 KEF 레퍼런스 오디오가 탑재된다.
엘레트라와 에메야는 2026년형으로 출시되며 트림 구성과 가격이 조정됐다. 두 모델 모두 600, 600 GT SE, 600 Sport SE, 900 Sport, 900 Sport Carbon 등 5가지 트림으로 운영되며, 주행 성격에 따라 GT(Grand Touring), Sport 등의 구분이 적용된다. SE는 'Special Equipment'의 약자로, 옵션 사양이 강화된 옵션팩을 제공한다.
◆ 585마력 V8과 마누팍투어 맞춤 내장…오픈 에어링 감성 강조
2인승 소프트톱 모델로, 외관에는 투 톤 컬러와 전용 패턴, 21인치 휠 등이 적용됐다. 실내는 맞춤 제작 부서인 '마누팍투어'를 통해 구성됐으며, 나파 가죽과 크롬 소재 등이 활용됐다. 파워트레인은 4.0ℓ V8 바이터보 엔진과 9단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585마력을 발휘한다. 국내 판매 가격은 3억4260만원이다.
◆ 태극기 모티브 담은 전용 컬러...내외장 모두 한국 감성 반영
맥라렌은 오픈톱 슈퍼카 '아투라 스파이더'의 한국 시장 전용 한정판 MSO 컬렉션 '이그니션 스피어'를 공개했다. 한국 소비자를 겨냥해 고유의 외장 색상과 내장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외장은 서울의 야경에서 영감을 받은 짙은 블루 계열의 '미드나잇 한' 컬러가 적용됐으며, 실내는 왕실에서 착안한 볼케이노 레드 시트로 꾸며졌다. 맥라렌은 이 컬러 조합이 태극기의 상징성과 정체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그니션 스피어는 소량 한정 생산되며, 외장·내장 사양이 기본 적용돼 별도 옵션 선택 없이 완성된 구성을 갖췄다.
◆ 최대 출력 815㎾·제로백 2.2초...서킷 특화 전기 스포츠카
포르쉐는 서킷 주행에 최적화한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터보 GT 바이작 패키지'를 국내에 선보였다. 고성능 전기모터와 대용량 배터리 조합으로 시스템 출력 580㎾를 발휘하며, 런치 컨트롤 사용 시 최대 760㎾, 순간적으로 815㎾까지 낼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2.2초, 200㎞까지는 6.4초가 걸린다.
차체 하부에는 에어 디플렉터와 프런트 디퓨저, 고정식 카본 스포일러가 적용됐다. 경량화를 위해 바닥 매트, 조수석 디스플레이, 후면 스피커 등 일부 사양이 제외됐으며, 리어 시트 대신 수납공간과 경량 카본 클래딩이 들어갔다. 이 밖에도 단열재와 전동 개폐 기능 등을 줄여 무게를 기존 모델 대비 약 70㎏ 줄였다.
국내 판매 가격은 2억9800만원으로, 타이칸 터보 GT와 동일하게 책정됐다. 포르쉐는 고성능 사양과 경량 설계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동결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