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한은행
사진=신한은행

[월요신문=고서령 기자]'배달은 신한은행에서, 알뜰폰 요금제는 KB국민은행에서'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게 됐다. 비은행 데이터 및 수익 확보를 위해 배달, 휴대폰 요금제 등에 뛰어든 은행권 도전은 현재까지 순항중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 21일 시작된 '민생회복소비쿠폰' 발행에 힘입어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가 배달앱 가운데 주간이용자수(WAU)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땡겨요의 WAU는 7월 셋째 주(7/14~20) 약 101만명에서 7월 넷째 주(7/21~27) 약 147만명으로 46만명 증가했다. 7월 월간이용자수(MAU)는 약 23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나 증가했다.

땡겨요는 지난 2022년 신한은행이 정식으로 선보인 금융권 최초 배달앱이다. '너도살고 나도사는 우리동네 배달앱' 슬로건을 내세운 상생형 배달 플랫폼이다. 낮은 중개수수료, 빠른 정산, 이용금액의 1.5% 적립 등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처음 서울 6개 지역구(광진구·관악구·마포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이후 서울·인천·김포·충청북도·충청남도·대전·천안·원주 등 전국 지자체와 땡겨요 협약을 맺었다.

땡겨요는 수익성이 크지는 않지만 땡겨요를 통해 비금융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비금융 데이터는 신용정보 등 은행이 이미 확보한 금융 데이터와 결합 돼 더 정확한 고객 데이터로 발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맞춤형 상품 설계, 정밀한 대출 심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응용될 수 있다. 땡겨요 카드, 배달 라이더 대출, 사장님 지원금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처럼 은행은 전통적인 은행 사업이 아닌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사진=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알뜰폰 통신사 'KB리브모바일'을 론칭했다. 당시 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23년 금융과 통신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전용 앱 'KB리브모바일 앱'을 출시했고, 청년 요금·시니어 요금 등 세대 맞춤형 요금제를 선보이며 알뜰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갔다. 지난해 여자 아이돌 그룹 에스파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2024년 기준 가입자는 약 46만명으로, 알뜰폰 전체 가입자의 67%에 달한다.

은행 알뜰폰 사업 역시 고객 데이터와 관련 있다. 알뜰폰 요금제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2030 및 시니어 고객층 수요가 높다. 은행은 요금제 서비스를 통해 청년 및 시니어 고객 비금융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요금제는 한번 선택하면 잘 바꾸지 않는 특성이 있는 만큼 금융과 통신을 동시에 이용하는 '충성 고객층' 확보에도 용이하다.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우리은행 역시 올 4월 알뜰폰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우리WON모바일'은 알뜰폰 업계 최초로 18세 이하 청소년이 비대면으로 셀프 개통할 수 있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우리WON모바일은 우리WON뱅킹 앱과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100% 비대면으로 개통할 수 있다. 요금제는 월 5000원부터 3만원대까지 34종으로, 고객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일반요금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할인 요금제 ▲급여이체 실적에 따라 할인이 적용되는 직장인 요금제 등 다양한 맞춤형 요금제가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6일 프리텔레콤과 제휴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고객들에게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 상생협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제휴 요금제는 데이터 중심의 실속형 상품부터, 통신 사용량 별 다양한 손님 맞춤형 선택지를 제공해 손님의 통신 이용 패턴에 맞춰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