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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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고서령 기자]카드론 잔액이 정부의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2개월 연속 감소하며 카드사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울러 올 상반기 실적 부진을 겪은 카드업계의 하반기 영업 환경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카드론 잔액은 42조4878억원으로 전월 말(42조5148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6·27 대츌규제' 영향으로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되면서 신규 대출이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카드론은 지난달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도 포함돼 카드론 잔액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 현금서비스 잔액 등도 전월보다 감소했다.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2658억원,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6조7872억원으로 각각 전월(6조3114억원, 6조8111억원)보다 줄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론을 빌린 카드사에 다시 대출받는 대환대출 잔액은 1조5282억원으로 전월(1조4284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올 상반기 카드론 잔액 감소, 경기침체 등 영향으로 카드업계는 실적 부진을 겪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나 감소했다. 현대카드 순익은 1% 늘어났지만 그 외 ▲신한카드(-35%) ▲롯데카드(-34%) ▲KB국민카드(-29%) ▲우리카드(-10%) ▲삼성카드(-8%) ▲하나카드(-6%) ▲비씨카드(-5%) 등은 순익은 줄었다.

하반기 역시 정부의 대출규제 기조가 계속 이어질 전망으로, 카드사 영업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출범 예정인 정부의 '배드뱅크'에 카드사가 일정 비용을 출범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내년부터 올라가는 교육세율도 악재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수익 1조원 초과 금융사에 적용되는 교육세율을 현행 0.5%에서 1%로 올리기로 했다. 올라간 교육세율에 따라 카드사 교육세 납부액은 1500억원 수준에서 약 26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14일 기재부에 건의서를 내고 "과세 기준을 수익이 아닌 손익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5060 이상 세대에서 카드론 사용이 늘고, 연체율도 함께 높아지면서 카드사가 수익성·건전성 악화를 동시에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8개 전업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5월 말에서 올해 5월 말까지 20~40대의 카드론 대출잔액은 약 1조9000억원(10%) 감소했으나 50대와 60세 이상 고령층의 카드론 대출잔액은 약 7조2000억원(45%) 늘었다.

같은 기간 카드론 차주 수 또한 20~40대는 약 57만명(26%) 감소한 반면 50대와 60세 이상에서는 29만명(14%) 증가했다.

50대와 60대 이상 카드론 차주 수는 각각 약 2만명, 26만명 늘어 126만명, 108만명에 달했다. 50대 카드론 잔액은 13조6000억원, 60대 카드론 잔액은 9조5000억원으로 각각 30.8%, 69.6% 증가했다. 연체율은 50대와 60대가 2.10%에서 각각 2.95%, 3.07%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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