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6년 전 품을 떠난 롯데카드 해킹 사태에 휘말리고 있다. 계열사와는 무관한데도 브랜드 가치 훼손, 고객 신뢰 하락 등 심각한 후폭풍에 그룹은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피해에 대해 롯데카드에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신속한 대고객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21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지난 18일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에 조좌진 대표 명의의 공문을 통해 "롯데그룹과 임직원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롯데 브랜드를 믿고 이용한 고객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고객 보호 조치를 즉시 시행하고 하루 빨리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발생하는 롯데 사업장에서의 혼란 상황에 대해서도 "사고로 인한 혼잡이 종료될 때까지 대표이사로서 끝까지 직접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롯데카드 대주주는 엠비케이(MBK)파트너스로 더 이상 롯데그룹 계열사가 아니다. 롯데그룹이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 금융·보험법 계열사 지분 보유가 불가능해지면서 2019년 MBK에 매각했던 것이다.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을 떠난지 6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상당수 고객이 롯데그룹 계열사로 오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해킹 사태는 롯데에 회복하기 어려운 유무형의 피해를 주고 있다.
롯데카드 해킹 사태로 유통·식품·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서 롯데를 믿고 이용한 고객들이 피해를 입었다. 롯데카드 고객 이탈이 늘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롯데 사업장의 매출 감소도 불가피하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를 롯데 계열사로 오인하는 고객들이 느끼는 신뢰 하락이 뼈아프다"며 "이런 무형의 피해는 규모를 가늠하기도, 또 회복하기도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룹은 롯데카드 협력사로서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롯데카드가 롯데그룹 임직원 전용 카드 발급 업무도 담당하고 있어서다. 롯데그룹은 "이번 사고로 임직원 개인 정보가 일부 유출됐다는 점도 롯데엔 중차대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 월요신문=이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