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편슬기 기자]SK텔레콤을 떠나는 고객들의 발걸음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위약금 면제 조치까지 이뤄진다면 최대 500만 명의 고객이 이탈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점유율 변동은 기정사실이나, 순위 변동까지 이뤄질 정도는 아니라는데 의견이 모인다. 기존 SK텔레콤이 보유한 40%가 넘는 점유율이 압도적이라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의 점유율 변동을 가를 위약금 면제 여부는 6월 말 정해질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SK텔레콤 해킹 사태를 둘러싼 서비스 해지 위약금 면제 여부를 6월 말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브리핑에서 SKT 해킹과 관련한 위약금 면제에 대해 "민관 합동 조사단의 결과를 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 2개월간 조사를 거쳐 6월 말 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 SK텔레콤의 명운이 6월 판가름날 전망이다.
위약금 면제 여부에 따라 SK텔레콤이 입는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8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유 대표는 이날 "위약금 면제 시 번호이동이 얼마나 예상되느냐"라는 질문에 "해킹 사태 이후 약 25만 명 정도가 이탈했고 지금의 10배 이상인 250만 명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이어 "한 달 기준 최대 500만 명까지 이탈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위약금과 매출을 고려하면 3년간 7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해킹 사태에 대한 보안 강화와 후속 대처에 나서고는 있지만 이미 SK텔레콤의 조치에 실망한 고객들은 위약금을 부담하고서라도 통신사를 변경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위약금 면제 해지 관련 의견서에서 '대규모 고객 이탈로 인한 회사의 존립 기반이 무너질 우려'라고 언급된 부분에 누리꾼들이 격분하는 모습이다. "기분 나빠서 위약금 감수하고도 통신사를 바꿀 수도 있다"라는 발언도 확인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랫동안 고착화돼 있던 통신 업계 점유율에 변동이 생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만년 2위 사업자였던 KT가 1위에 오르는 이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보인다.
SK텔레콤 전국대리점협의회 역시 적지 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점주들은 위약금이 면제된다면 SK텔레콤이 KT와 LG유플러스 밑으로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유영상 CEO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권 해석을 참조해 이사회·신뢰회복위원회와 상의해 위약금 면제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파장이 큰 부분이어서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통신 업계 관계자들은 점유율 변화는 긍정하면서도 순위 변동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SK텔레콤이 그동안 업계에서 유지해온 점유율이 압도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가입자 수와 2위와 3위인 KT,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수가 그동안 큰 차이를 보여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고객들의 통신사 이동 선택지가 KT, LG유플러스, 알뜰폰까지 셋 이상이라는 것도 순위 변동이 어렵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고객들이 특정 통신사에 집중되지 않는 이상 순위 변동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현재 SKT 가입자는 2300만 명가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