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매장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매장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승주 기자]국내 증시에서 화장품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편 관세를 시행한 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국내 화장품이 전 세계로 확대되며 수출 호조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이에 더해, 중국발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향후 화장품주의 상승 동력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코스피 시장에서 화장품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에이피알은 전장 대비 28.80% 오른 9만84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코스맥스(12.44%), 실리콘투(11.32%) 등도 나란히 오름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에이피알과 실리콘투는 9일에도 각각 4%대와 3%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에이피알은 8일 장 중 한때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는 에이피알이 발표한 호실적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에이피알은 연결 기준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4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6.5%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2660억원, 순이익은 499억원을 기록했는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8.6%, 107.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위를 최근 한 달로 넓혀도 화장품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20%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으며, LG생건의 경우 8%가 넘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국내의 주요 화장품주가 소속된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SOL 화장품TOP3플러스'는 17%가량 올랐다. 또 다른 ETF 'TIGER 화장품', 'HANARO K-뷰티' 또한 약 16% 상승했다.

이러한 와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상호 관세와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선포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이슈가 화장품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 4월 미국향 화장품 수출은 6%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편관세 10%가 부가됐음에도 이같은 흐름을 보인 것이다. 전 산업 수출에서 미국향 수출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 속에서도 최근 한 달간 화장품주가 상승세를 보인 것과 관련해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화장품 단품의 절대적 가격이 다른 제품에 비해 높지 않다는 점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對美)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8% 감소했지만, 화장품 수출은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한파가 불어닥쳤던 중국 화장품 시장이 반등하고 있는 점이 최근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반영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달 중으로 한한령이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겹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은 한국에 대해서도 비공식 규제인 한한령을 해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외적으로 중국의 우호적인 입장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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