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카카오와의 협업 발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샘 알트먼 오픈AI CEO. 사진=카카오
올해 2월 카카오와의 협업 발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샘 알트먼 오픈AI CEO. 사진=카카오

[월요신문=편슬기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결별로 오픈AI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와 머스크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이미 업계 내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샘 알트먼은 트럼프 정부 2기 발족 후 트럼프 정부에 연을 대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머스크의 '철통방어'로 인해 여러 유명 인사를 통해서 우회적인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다행히 최근 트럼프 정부 주도로 일본의 소프트뱅크, 삼성, 오픈AI가 참여하는 AI 이니셔티브인 '스타게이트' 출범이 알려지면서 오픈AI와 트럼프의 관계가 트이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이번 트럼프·머스크 불화로 오픈AI의 입지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스페이스X와 경쟁하는 제프 베이조스 전 아마존 CEO의 블루 오리진 역시 둘 사이의 다툼으로 인해 이득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에서도 유사한 주장이 확인된다. 6일(현지시간) 트럼프와 머스크의 결별의 수혜자로 오픈AI를 꼽은 것이다.

악시오스는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챗GPT의 개발자이자 대표인 샘 알트먼의 편에 설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 오픈AI는 미국 투자에 대해 발표한 바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지지했고 머스크는 의문을 표했다"며 샘 알트먼의 편에 설 경향이 더 강해졌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오픈AI는 이미 트럼프 정부 기조에 맞춰 기업 운영과 정책을 맞춰가고 있다. 오픈AI는 올해 초 '미국 AI 산업을 위한 경제 청사진 초안'에서 AI 모델은 기본적으로 정치 편향성을 갖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발표한 수정안에서 해당 문구가 삭제된 것이 확인됐다.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서로 얼싸 안은 일론 머스크. 사진=뉴시스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서로 얼싸안은 일론 머스크. 사진=뉴시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그의 측근들이 AI 챗봇이 '보수적 관점을 검열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던 것을 의식한 행보라는 것이 업계 내 중론이다.

이외에도 오픈AI는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3억5730만원)를 기부하거나, 챗GPT가 고수해오던 진보 성향의 답변 대신 정치 중립적인 답변을 내놓도록 수정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가 띄는 주요 경향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왔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AI 연구소 교수는 "트럼프와 머스크의 결별로 인해 오픈AI가 수혜를 입을 거란 예상은 불을 보듯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고, 또다시 손을 잡을 수도 있는게 그들의 이해관계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심각한 상황에 처한 그들의 개인적 감정과는 별개로 현재 둘의 갈등은 과도하게 부풀려진 감이 없지 않아 있다"며 "서로가 원하는 조건의 거래를 위해 연막작전을 펼치고 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금과 같은 요란한 설전들은 의도적으로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간의 브로맨스에 커다란 균열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NBC뉴스에 의하면, 트럼프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머스크와의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와) 대화할 의향이 없다. 나는 다른 일로 너무 바쁘다"며 대화의 의사조차 없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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