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편슬기 기자]SK텔레콤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해킹 사건'으로 인한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심 교체 비용은 약 2000억원, 2분기 실적 감소분은 약 16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올해 영업 실적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지의 여부는 '위약금 면제'가 가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건 이후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두 달 동안 SK텔레콤에서 이탈한 고객의 수는 58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단통법이 폐지되는 7월에 가입자 확보를 위한 이동통신사 3사 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위약금 면제가 확실시된다면 SK텔레콤이 입게 되는 타격은 상당하다. 3분기를 포함한 전체 연간 실적이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지난달 8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위약금 면제는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위약금 면제가 SK텔레콤에 있어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영상 대표는 "1인당 평균 위약금을 10만원으로 추산하면, 최소 2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탈퇴한 이용자의) 매출 감소까지 감안하면 3년간 총 손실 규모는 7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이탈자(약 58만6000명) 기준, 10만원의 위약금을 계산할 시 586억원의 위약금 면제가 발생한다. 아울러 이들이 월 평균 8만원의 통신비를 지불하고 있음을 가정할 때, 3년 동안 1조6876억8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한다.
SK텔레콤의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8234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에프엔가이드가 예상한 올해 영업이익은 1조8746억원이다.
실제 영업이익은 매출원가와 판관비 변동 등에 따라 변수가 있으나 매출 손실이 그대로 영업이익으로 이어진다는 가정 하에 계산했다. 2025년 영업이익은 1년분의 매출 손실(통신비)이 포함된 1조3120억4000만원이 될 전망이다. 약 30%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3분기가 시작되는 7월부터 이통 3사 모두 지원금 상향 등의 마케팅 강화로 고객 확보에 여념이 없을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인다.
반면 2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이 올해 2분기 및 연간 실적에서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것.
유심 교체 비용과 가입자 감소로 인해 이동전화 서비스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마케팅 비용 감소 덕에 2분기에 맞이할 어닝 쇼크(실적 충격)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케팅 비용 감소가 영업이익 하락과 상쇄하며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 분석한 것이다.
만약 SK텔레콤이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에 나서지 않는다면 가입자 이탈로 인한 매출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는 2026년이라고 예상했다. 마케팅 비용을 아끼는 것으로 손실을 어느정도 만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분석은 '위약금 면제'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월 30일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로펌에서 법률 자문을 구한 바 있다. 로펌들은 통신당국에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주요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해당 의무는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시 기업이 고객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얼마나 철저하게 기술·관리적 보호 조치를 취했는지 평가하는 기준이다. 해당 기준을 기업에 적용해 위약금 면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게 과기정통부의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