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이상훈 기자]일본의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8월 15일 오전,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한일 양국에서 비판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참배는 지난해 10월 이시바 시게루 내각 출범 이후 현직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적으로 참배한 첫 사례로, 일본의 패전일(한국의 광복절)에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또한 고이즈미 장관의 이번 행보로, 일본 패전일에 현직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2020년 이후 6년째 이어지게 됐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래 일본의 각종 내전과 일제가 벌인 전쟁에서 사망한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합사한 곳으로, 특히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이 함께 봉안돼 있어 일본 내 우익의 상징적 장소로 평가된다. 총리나 고위 각료의 참배는 일본의 침략전쟁 미화 논란으로 이어지며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장관은 며칠 전 한국을 공식 방문해 국립서울현충원에 헌화·참배하기도 했다. 한일 관계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일본 차기 총리 후보가 며칠 간격으로 한국 현충원과 일본 야스쿠니 신사를 각각 참배했다는 사실은 복잡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다. 현충원 참배는 한국에 대한 존중이나 미래지향적 관계 개선 의지의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으며, 일본 내에서는 온건파·소통 이미지를 부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행보는 일본 내 보수·우익 세력 결집과 자신만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노력으로 분석된다. 그는 "국가를 위해 희생된 이들을 기리고 평화를 기원한다"는 입장이나, 전범 문제에 대한 일본 정치권의 역사인식 부족이 국제사회와 인접국 비판의 중심에 다시 섰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런 곳을 일본의 차기 총리 후보자가 직접 참배를 했다는 것은 정말로 무례한 짓"이라며 "향후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일본 정치인들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당장 멈추고,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갖춰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