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이상훈 기자]애플이 장기간의 정체와 비판을 딛고 AI 분야에서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애플은 로봇, 디스플레이 탑재 스마트 스피커, 홈 보안 카메라 등 새로운 스마트홈 기기들을 준비 중이며, 그 중심에는 2027년 출시 목표의 탁상용 로봇이 있다. 이 로봇은 하루 종일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며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준비 중인 새로운 로봇(코드명 J595)은 아이패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모터 달린 팔에 장착해 사용자를 따라 움직이고, 화상통화나 일정 관리, 미디어 소비, 정보 검색까지 지원하는 형태로 알려졌다.
특히 대화형 AI 음성 비서인 시리는 사람들 간의 대화에도 개입하며, 맥락을 이해하고 제안까지 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얼굴 추적과 방 안 사람을 따라가는 기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기적으로 바퀴형 로봇, 대형 기계 팔을 장착한 로봇 등으로 제품군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애플은 우선, 내년에 간소화된 버전의 스마트 디스플레이(코드명 J490)를 먼저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 팔은 없지만 음악 재생, 가정 제어, 메모, 웹 브라우징 등 핵심 기능을 제공하며 새로운 운영체제 '카리스마틱(Charismatic)'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또 다중 사용자 지원과 얼굴 인식 기반 맞춤 인터페이스, 위젯 중심의 레이아웃, 시리 음성제어를 주요 특징으로 하며, 이는 애플의 본격적인 스마트홈 시장 재진입으로, 구글의 네스트 허브(Nest Hub)·아마존의 에코 쇼(Echo Show)와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또 다른 전략 축은 홈 보안 카메라(코드명 J450)로, 얼굴 인식과 자동화 기능을 갖춰 가정 상황에 따라 조명이나 음악을 자동 제어할 수 있다. 아마존 '링(Ring)'이나 구글 '네스트(Nest)'와 유사한 시장을 겨냥하며, 아이클라우드 플러스(iCloud+) 구독과 연계된 보안 저장 서비스 확장도 예상된다.
이 모든 신제품의 중심에는 '차세대 시리'가 있다. 애플은 자체 개발 '린우드(Linwood)'와 외부 LLM 기반의 '글렌우드(Glenwood)'를 병행 개발 중이다.
엔지니어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중심으로 완전히 새롭게 구성된 '린우드(Linwood)'라는 코드명의 시리 버전을 개발 중이다.
린우드는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Apple Foundation Models)' 팀이 개발한 기술에 기반하고 있지만, 시리를 외부 기술로 구동하는 '글렌우드(Glenwood)'라는 경쟁 프로젝트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어떤 모델이 최종적으로 채택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애플은 이를 위해 앤트로픽 공익법인(Anthropic PBC)의 '클로드(Claude)'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 새로운 시리는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 질의에 응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는 기존 버전의 기술적 문제로 인해 지연된 기능이다.
애플의 새로운 로봇과 스마트홈 기기는 단순 가전이 아닌 인공지능 동반자로의 진화를 목표로 한다. 음성 비서 시리의 전면 개편과 로보틱스 결합이 성공한다면, 애플은 삼성전자·메타·아마존과 경쟁할 차세대 시장에서 입지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제품들은 아직 개발 단계로 일정 변경 혹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