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가이즈 강남점 앞에 사람들이 즐비해 있다. 사진=에프지코리아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앞에 사람들이 즐비해 있다. 사진=에프지코리아

해외 패스트푸드 브랜드 시장에 위기가 찾아왔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외식 시장 둔화 속에 버거킹과 KFC에 이어 파이브가이즈의 매각은 외식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는 한화 갤러리아는 국내 진출 2년 만에 매각을 검토 중이다. 강남 1호점 오픈 당시 큰 관심을 모았던 만큼 매각 소식 역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사모펀드 오케스트라 PE는 2023년 KFC코리아를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에 맞는 프랜차이즈 사업 운영을 위해 글로벌 본사와 협상을 거친 결과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2년 반 만에 매각에 나섰다. 통상 사모펀드가 인수 후 최소 3년 이상을 보유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16년부터 한국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BKR)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2021년 버거킹 매각을 시도할 때 외식업계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매각에 난항을 겪자 1년여 만에 매각을 중단하고 사업을 재정비해 브랜드 가치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을 인수하는 입장에서 적절한 기업 가치를 유지해야 매각 여지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버거킹은 현재로선 리파이낸싱을 진행 중으로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 브랜드 잇따른 호실적에도…매각 추진

파이브가이즈는 오픈 1년 만에 매출이 약 4.7배 증가한 46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본사가 높은 로열티를 요구해 수익성 악화를 낳았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브랜드 측은 "로열티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평균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또 "용산은 글로벌 톱 5에 들어갈 만큼 매출이 잘 나오고 있다"며 "매각은 브랜드 매출이 잘 나오고 있어 시장 가치 확인 차원에서 매각이라는 옵션을 검토한 것"이라고 밝혔다.

KFC는 지난해 매출 2923억원, 영업이익 164억원으로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몸값이 올라 인수가 기준 4배에 달하는 높은 희망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매각은 여전히 순탄하지 않다.

인수합병(M&A)을 진행할 때는 인수·매각자 간 견해차도 큰 걸림돌이 된다. 매각자는 기업의 잠재력과 시장 내 가치를 강조해 높은 평가를 받으려 한다. 반면 인수자는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견해를 좁히는 것이 쉽지 않다.

버거킹은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외식업계가 회복할 기미를 보이자 신규 매장 출점 외에도 와퍼를 리뉴얼하고 라인업 확장 등에 나섰다. 그 결과 영업이익 2022년 약 78억원에서 2024년 약 384억원으로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처럼 브랜드 모두 최근 실적 개선에 성공했음에도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에 이목이 쏠린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은 외식 지출을 줄이는 반면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진출 확대에 따른 시장 경쟁 격화가 주요하게 꼽힌다. 한국 피자헛은 지난해 말 회생절차에 들어갈 만큼 시장의 성장성은 제한됐다.

일각에서는 경쟁이 심화하고 성장이 둔화한 시장에서 몸값이 비교적 좋을 때 매각 타진에 나선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 월요신문=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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