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가 글로벌 한류와 맞물려 K 패션의 인큐베이터를 자처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해외 진출 지원 플랫폼 더현대 글로벌과 하이퍼그라운드를 각각 운영하고 신진 K 패션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직접 해외에 출점해 있는 만큼 이들 매장을 십분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국내 백화점 빅 3는 국내(K) 신진 패션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해외에 점포 4개(인도네시아·베트남)를 두고 있는 롯데백화점과는 달리 특히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글로벌 플랫폼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를 꾸준히 열어오고 있다.
이들 글로벌 플랫폼으론 현대백화점 경우 '더현대 글로벌'이 있다. 이 사업은 현대백화점이 K 브랜드 해외 진출을 위해 상품 수출입과 판매에 대한 제반 사항 총괄, 해외 리테일과 협상 등을 수행하는 형태를 띤다. 신진 K 브랜드 해외 진출 비용 절감뿐 아니라 판로 확대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K 패션 해외 진출 지원 플랫폼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구 K패션82)'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23년부터 꾸준히 글로벌 팝업 스토어를 열고 있다. 2023년 12월엔 태국 시암 디스커버리 쇼핑몰에서 팝업을 진행했고 이듬해 10월엔 일본 오사카 한큐백화점에서 한큐우메다 본점 팝업을 열었다. 올 들어 4월엔 일본 도쿄 이세탄백화점 신주쿠점 팝업, 싱가포르 다카시마야 백화점 팝업까지 이어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경우 태국 방콕 팝업 당시엔 류클래식·그레이스유·티니타이거·지민리 등 9개 K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 태국 현지 기업과 13억5000만원(100만달러) 규모의 업무협약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일본 오사카 한큐백화점 팝업에도 K 패션 브랜드는 14개가 1~2주 가량 매장 하나를 단독으로 사용하며 현지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렸다.
올해도 일본 전역에서 매출 1위를 달리는 도쿄 이세탄 백화점에서도 등용문과 같은 공간으로 여겨지는 '스테이지 2'에서 팝업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 팝업엔 한큐백화점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거뒀던 K 패션 '레스트앤레크레이션'이 참여했다. 싱가포르에서도 K 패션을 소개하는 '코리아페어'에서 팝업을 진행하면서 신진 K 패션 '트리플루트', '누스미크'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신세계백화점은 "하이퍼그라운드는 올해 아시아지역 일본, 싱가포르 릴레이 팝업을 시작으로 하반기엔 유럽으로 행사 규모를 더욱 넓힐 예정"이라고 했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단발성 팝업을 벗어나 아예 일본에 첫 오프라인 정규 리테일숍(도쿄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점 4층)을 열고 사업 확장에 나섰다. 자체 유통망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리테일숍은 글로벌 사업 모델의 고도화 전략의 일환이다. 앞으로도 이 더현대 글로벌 사업의 브랜드 소싱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유통 모델을 다변화하며 K 브랜드 글로벌화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리테일숍 운영이 한국 백화점이 주도적으로 K 브랜드의 글로벌 유통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현대백화점은 내다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글로벌 플랫폼 경우 특히 일본지역 반향이 큰데 1호 더현대 글로벌 정규 매장에 이어 오프라인 매장(내년 상반기 도코 오모테산도 200평 플래그십 스토어)을 일본 핵심 상권 도시를 중심으로 차츰 늘려갈 예정으로 온라인몰도 확대해나간다.
현대백화점은 "일본 내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현대백화점 특유의 K 브랜드 소싱 역량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해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K 브랜드 23개를 소개하는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약 일주일 운영한 결과 12개 브랜드가 매출 1억원 이상을 올렸고 상위 5개 브랜드 매출 평균은 3억1300만원에 달했다. 현대백화점은 "월 1~2억원 수준인 일본 백화점 중위권 정규 매장을 뛰어넘는 성과"라고 전했다.
◆ 글로벌 현지 진출, 점포 운영 중인 롯데百...'자카르타·하노이' 등지 4개점 기반 K 패션 글로벌 진출 도와
롯데백화점은 이미 2010년대부터 해외 점포 출점에 나서왔다. 2013년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백화점과 면세점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열고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는 이미 3개 점포가 있다. 가장 최근엔 2023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연면적 약 10만7000평(35만4000㎡) 초대형 상업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문을 열었다.
롯데백화점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직접 운영 중인 글로벌 점포를 기반으로 K 패션에 대한 해외 현지 수요를 충족 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 월요신문=이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