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마트
사진=이마트

창고형 할인점 시장이 불황과 맞물려 성장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트레이더스(이마트), 맥스(롯데마트) 등 관련 업계도 빠르게 점유율 확대에 나서며 코스트코 독주 체제 시장 재편을 가시화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이마트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성장 동력으로 삼고 최근 인천 구월동에 역대 최대 규모로 24번째 점포(구월점)를 냈다. 개점 첫 날에만 3000명 인파가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 시장 업계 1위 코스트코는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 충청,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지에 이마트보다는 적지만 최근까지 출점을 거듭하며 국내 20개 매장을 두고 있다.  

조만간 2~3년 내에 3개점 출점을 가시화할 것으로 알려진다. 코스트코는 "내년 상반기에 제주 지역에 신규 출점할 계획"이라며 "기존 매장을 유지하며 신중하되 꾸준히 매장 수를 늘려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코스트코 호남권 첫 매장인 '익산점'도 2027년 설 명절 이전 문을 열겠단 목표로 올 들어 지난 6월 새로 착공에 들어갔다. 청주점도 재추진하고 2028년경 열기 위해 투자 협약을 체결,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 순천과 포항 등 지역 중소 도시 출점도 검토하며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 

국내 창고형 할인점으론 롯데마트도 2022년 1월 기존 '빅마켓' 창고형 할인점 사업 브랜드를 '맥스'로 전면 개편하며 '상품'을 강화하고 고객 경험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단 전략을 가시화했다. 

현재 롯데마트는 영등포·금천·송천·상무·목포·창원중앙 등 전국 6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향후 출점에 대해 "맥스의 추가 출점은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2024년) 기준 연매출 약 6조5300억원(트레이더스 3조5495억원), 회원수 78만 가구 이상으로 창고형 할인점 업계 1위를 달리는 코스트코는 약 30년 전인 1994년 신세계와 합작 형태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프라이스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첫 점포를 내며 국내 진출했다. 이후 외환 위기를 겪으며 코스트코에 매각돼 1999년부터 상호명을 '코스트코 홀세일'로 변경하며 단독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본사는 경기 광명시에 있다. 

코스트코 고객층은 높은 회원 갱신율과 강한 충성도를 보인다. 2025년 기준 코스트코 코리아 회원 갱신율은 약 90% 이상이다. 

코스트코의 직접적인 인기와 성장 요인은 코스트코에서만 살 수 있는 차별화한 상품력이다. 해외 수입품이 흔치 않던 1990년대부터 자체 브랜드 '커클랜드(1995년~)' 등을 비롯해 국내 없던 수입품 위주로 고품질의 저가 제품을 취급해왔고 독자적인 상품력(MD)을 인정받아온 것이다. 소비자에게 '양질의 제품을 최저가에 구입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각인시키며 징기 불황과 최근의 이커머스 급성장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며 성장해온 것이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이제 트레이더스가 따라오고 있지만 코스트코는 지금까지 사실상 경쟁사가 아예 없다시피할 정도로 정말 독보적이었다"며 "가격 면에서도 그렇고 국내 흔치 않은 외국 상품들이 많이 있는데, 이 상품들이야말로 가장 큰 메리트가 돼줬던 것"이라고 전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코스트코 인기를 견인해온 대표 상품들로는 가성비의 로티세리 치킨, 대용량 김치와 장류, 고급 한우·육류(미국산 프라임급 소고기), 유기농 과일·건강보조식품, 고급 와인·위스키 등 주류, 대용량 세제·화장지·가전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연회비 4만원(기본 개인 회원권 '골드스타' 기준 약 3만8500원) 가량이 있는 코스트코와 달리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롯데마트 맥스는 연회비 없이 개방된 시스템이라는 게 강점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2010년 11월 경기도 용인시에 1호점을 내며 공식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코스트코 업력이 약 2배가 된다. 롯데마트가 창고형 할인점(당시 빅마켓)을 운영한 것도 거의 엇비슷한 2012년 6월이다. 

트레이더스도 이번 구월점에서 '상품 혁신'을 꾀하고 있다. 올 초부터 상품 경쟁력 강화에 기존의 글로벌 소싱 노하우와 통합 매입, 상품 기획력 등을 총동원해 1000여개 차별화 상품 도입을 목표로 잡았다. 약 540여개가 갖춰진 상태에서 구월점을 연 것인데 소싱과 글로벌 브랜드 협업 등을 통해 해외 인기 상품만 80여개를 새롭게 취급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상품력에 방점을 찍고 있다. 맥스를 대용량 저가 매장이 아니라 전용 자체 브랜드(PB) 직소싱과 해외 특화 상품을 앞세운 그로서리 중심의 창고형 할인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 경험을 쇄신하겠단 것이다. 

대용량 가성비의 창고형 할인점 강점은 살리되 무엇보다 그로서리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대용량 자체 브랜드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노르웨이 생연어 같은 직소싱 상품도 늘려 가성비와 품질을 동시에 겆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신선식품은 직접 손질할 수 있는 도매형 '축산 리테일랙' 운으로 차병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축산 경우  미국산 초이스 갈비살과 프라임 립아이캡 등 핵심 품목을 일반 대형마트 대비 30% 이상 저렴하게 취급하고 있다. 

이어 "베트남 하오하오 라면, 대만 땅콩 에그롤 등 국가별 특화 상품과 시오다래 양배추 소스, 아보카도 오일 등 글로벌 트렌드 상품 등을 도입해 글로벌 먹거리 체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맥스 브랜드의 우유와 생수, 화장지 등도 있다. / 월요신문=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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