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업데이트 된 카카오톡의 피드탭. 사진=편슬기 기자
새롭게 업데이트 된 카카오톡의 피드탭. 사진=편슬기 기자

"내가 회사 부장이 프로필 사진을 하루마다 다른 셀카로 바꾸는 것을 알아야 하나"

"나이 많은 미혼 상사가 내 프로필 사진마다 하트를 눌러서 소름끼친다"

"업무적인 관계로 알게 된 사람에게 내 개인적인 사진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거친 이용자들 사이에서 실제로 나온 말들이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15년 만의 카카오톡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친구 탭에 피드형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도입한 것이다. 

마치 메타의 인스타그램과 같이 카카오톡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 배경 사진, 게시물 등이 인스타그램처럼 격자형으로 노출된다. 절친한 친구의 결혼식 사진부터 거래처 직원의 셀카까지 별의별 사진이 무작위로 표시됨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모습이다.

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친구의 프로필에 들어간 다음 '친구 숨김' 기능을 설정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내 변경된 프로필 사진이 상대방에게 뜨지 않게 하려면 카카오톡 프로필 설정>프라이버시 보호 설정>친구에게만 게시물 공개, 프로필 업데이트를 나만 보기로 해두면 된다.

심지어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임에도 카카오톡을 실행하면 가장 먼저 친구탭이 아닌 피드탭이 뜬다는 것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20대 남성 A씨는 "메신저 앱인데 친구탭이 2순위로 밀려났다. 가장 먼저 메인에 뜨는게 피드탭이라 친구탭을 찾아서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업데이트 전 친구를 가나다 순으로 보여줬던 기존과 달리 이젠 친구를 앱 업데이트 순으로 보여준다 이것도 정렬 방법을 바꿔야해서 귀찮은 게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불만을 표했다.

40대 여성 B씨는 "보기도 불편하고 필요한 사람을 찾는 것도 힘들다. 연락처 바뀜 이슈 등으로 모르는 사람과 연결돼 있기도 하는데 굳이 알 필요 없는 정보들이다. 그런게 싫어서 SNS도 안하는데 억지로 SNS 하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형태의 업데이트를 하고 싶었다면 친구 목록을 먼저 보이게 하고 피드탭을 후순위로 분류해서 눌러야 볼 수 있게 하는게 맞지 않나. 지금은 친구를 누르면 예전 목록이 뜨게돼 있는데 기본값이 바뀌는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300명 이상의 친구가 있는데, 그 중에 진짜 연락하고 친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이용자들도 확인된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네이버 블로그 등 SNS에서는 '카카오톡 업데이트 취소하기', '카카오톡 업데이트 복구' 등의 이름으로 업데이트된 카카오톡을 다운그레이드 하려는 이들이 다수 확인된다.

업데이트 이후 카카오 주가마저 휘청이고 있다. 오후 3시 20분 기준 카카오의 주가는 5만9200원으로, 전날 대비 6.33%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3개월 사이 오픈AI 등과의 협업을 통해 우상향을 그렸던 주가가 급격히 떨어진 것. 특히 6만원 선의 붕괴는 주주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대규모 개편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원치않은 사생활 노출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 월요신문=편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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