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입구. 사진=김나연 기자
다이소 입구. 사진=김나연 기자

"2층(뷰티)에서 삼삼오오로 색조 제품들을 살펴보는 외국인 여성들, 3층(문구)에서 캐릭터 문구를 들고 “카와이(귀여워)”를 연발하는 일본인 관광객, 12층(패션)에서 파자마를 한 아름 안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외국인 여성..."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많은 이곳은 어딜까. 다이소 명동역점이다.

1층에 들어가자마자 벽 한편을 차지한 화려한 자개 용품들이 시선을 끈다. 이곳엔 관광객들 기념품으로 자개가 새겨진 키링, 여행용 네임택 등 화려한 무늬들의 제품이 많다. 이외에 전통 문양이 새겨진 소주잔이나 돈봉투, 수건 등 한국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1층 계산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김나연 기자
1층 계산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김나연 기자

외국인이 많은 만큼 진풍경도 다양하다. 한 외국인은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물건들을 대신 사주려고 스마트폰을 들고 영상 통화하기에 바빴다. 길게 늘어선 엘리베이터 대기줄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대다수였다. 한 무리의 외국인들은 대형 봉투를 들고 돌아다니며 쇼핑하고 있었다. 다이소 명동역점은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보였다.

방한객들 사이에서 국내 관광 코스로 K 쇼핑의 성지라 불리는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가 필수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명동역 바로 앞의 이 다이소 명동역점은 외국인 접근성이 뛰어나 랜드마크로 통한다. 이곳은 원래 5층까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침체했던 명동 상권이 엔데믹으로 활기를 띠자 재작년(2023년) 12층으로 새단장하며 규모를 키웠다. 

2층 뷰티 코너. 사진=김나연 기자
2층 뷰티 코너. 사진=김나연 기자

저렴한 가격과 한국적 특성을 가득 담아낸 다이소만의 특별한 물건들은 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명동역점 건물은 한 층당 면적이 넓지 않고 위로 층수가 많다. 그래서 단조로운 느낌을 피하고자 다이소는 ‘층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특별한 공간이 열린다’는 콘셉트로 꾸몄다.

뷰티 카테고리의 2층은 헬스앤뷰티(H&B) 스토어처럼 꾸며졌다. 수많은 외국인들 중 일본인 여성들이 제품을 발라보고 고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불과 10여 년 전 일본 J뷰티 위상을 감안하면 이 방한객들 모습은 K 뷰티의 위상을 잘 말해주고 있었다. 

3층 문구 코너. 사진=김나연 기자
3층 문구 코너. 사진=김나연 기자

4층은 캐릭터 유·아동 매장으로 디즈니 콘셉트로 가족 단위 관광객을 겨냥한 듯 보였다. 미키마우스 외에도 짱구, 도라에몽 등 캐릭터 관련 상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6층과 7층은 각각 주방 식기·도자기, 인테리어 카테고리로 차분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는데, 한 무리의 여성들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가끔 얘기도 하면서 구경 중이었다. 12층 패션 코너에서는 방한객 가족들이 의견을 나누며 전시된 옷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다이소에 따르면 명동역점의 올해 상반기 기준 외국인 매출 비중(해외 카드 결제 금액)은 전체 매출의 약 50%다.

해당 지점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외국인이 한국인보다 월등히 많다. 체감하기로는 외국인만 95%”라고 전했다. 그는 "일본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어를 사용한다" 며 고객 응대엔 다이소 명동역점은 외국어가 필수라고 혀를 내둘렀다.

명동역점에서 잘 나가는 제품은 무엇일까. 다이소에 따르면 타 지역 매장들과 마찬가지로 뷰티·식품 군이 잘 나간다.

사진=김나연 기자
5층 식품 코너. 사진=김나연 기자

또 다른 직원 B씨는 “샤넬 저렴이로 유명했던 ‘아티 스프레드 컬러밤’이 잘 나간다”고 전하면서 “테스터를 놔도 금방 동나서 여유롭게 두기가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그 외에 최근 잘 나가는 제품에 대해서는 “최근 출시한 립타투 스티커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케데헌’으로 한국에 대해 외국인의 관심이 고조되고 내년이면 관광객 2000만 명이 예상되는 등 ‘K 문화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특히 29일부터 시작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과 맞물려 명동 등 국내 상권들이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명동역점처럼 외국인이 많이 오는 상권 속 매장들은 뷰티와 식품이 특히 많이 판매된다”며 “매출 비중이 높은 제품들을 잘 갖춰서 관광객들에게 좋은 제품을 선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월요신문=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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