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전문가 그룹 '다시 빛날 서울(이하 빛서울, 상임 대표 김기대)'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한강버스' 및 '종묘 앞 고층 빌딩', '받들어 총' 세 사업에 대한 주민투표를 제안하고 나섰다. 이미 오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반대를 주장하며 한 차례 주민투표를 치러본 전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중요사안을 결정하기에 앞서 시민에게 의견을 물어 보자는 것이다.
빛서울은 2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수상택시(한강버스)' 재도입, '종묘 앞 초고층 빌딩 건립', 광화문 광장에 총 모양의 돌기둥을 설치하는 이른바 ‘받들어총’ 사업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했다. 이들은 오세훈 시장의 개발 구상을 “혈세 낭비와 부채만 키우는 마이너스 행정이자 세계문화유산 종묘를 위협하는 반문명적 정책”이라고 규탄했다.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한강버스를 비롯해 손대는 사업마다 시민 부담만 키운 오세훈 시장이 이제는 세계문화유산 종묘 바로 맞은편에 초고층 빌딩을 세우려 한다”며 “이는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 박탈과 직결될 수 있고, ‘가장 한국적인 것’에 대한 세계적 호응에도 찬물을 끼얹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씨의 ‘종묘 놀이터’ 논란을 언급하며 “종묘를 이미 놀이터로 전락시킨 데 이어 또다시 침범하려 한다”고도 했다.
광화문광장에 세우겠다고 밝힌 ‘종모양 돌기둥’(받들어총) 사업에 대해서는 “6·25 참전국에 대한 감사라는 명분과 달리 민주화의 성지인 광화문 일대를 군사·냉전의 상징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시민 80%가 사업 자체를 몰랐고, 설명을 들어도 60% 이상이 반대한다는데 무슨 생각으로 세금을 쓰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강 수상택시 실패 이후 18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한강버스 사업도 도마에 올랐다.
단체는 “과거 수상택시로 혈세를 강물에 쏟아붓고도 반성 없이 같은 사업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종로구 일대 재개발, 광화문광장 조형물 설치까지 더해지면 서울은 시민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가 아니라 시장의 취향을 과시하는 전시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단체는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처럼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믿는다면 이번에도 주민 앞에 서서 판단을 구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주민투표 수용 여부와 상관없이 시민들과 연대해 이 사업들을 막아낼 것”이라며 “서울은 다시 환하게 빛나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시 빛날 서울'은 오세훈 시장의 서울을 암흑천지로 규정한 가운데 오 시장의 퇴행적 행정을 바로잡기 위해 출범한 행정 전문가 그룹을 자임하는 단체다. / 월요신문=박윤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