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토니모리
사진=토니모리

2000년대 초중반 오프라인 로드숍 중심으로 자리 잡은 1세대 원 브랜드 뷰티들의 부활 조짐이 보인다. 온라인 시장 성장으로 인한 침체기를 벗어나 적절히 채널 다변화를 꾀하고 변화한 트렌드에 적응한 결과다.

◆ 미샤, 신 채널 적극 활용한 다변화 전략

올해 2분기 공시에 따르면 미샤와 어퓨 등을 전개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7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77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0.6%를 달성했고, 이는 10년 만에 기록한 두 자릿수 이익률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고환율과 관광 트렌드 변화에 따라 면세 채널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채널 위주로 유통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올리브영에는 미샤가 입점하고 다이소에는 어퓨와 미팩토리, 머지 등 저렴한 가성비 브랜드가 입점했다. 그 결과 국내 주요 헬스앤뷰티(H&B) 채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지그재그와 무신사 등 버티컬 플랫폼에선 164% 급증하며 채널 다변화 전략이 빛을 발했다. 다이소도 단독 채널 기준 79% 성장했다. 전략적으로 매출 비중을 축소한 면세 및 국내 오프라인 채널 매출을 제외하면 실질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8.2%를 기록했다.

또 K 뷰티가 주목을 받으며 미샤는 저렴한 가격과 검증된 제품력으로 해외 시장에서 선전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3월 미국 아마존에서 진행한 '빅 스프링 세일'에서 비비크림 매출 성장률이 428% 급증했다고 밝혔다. 미국 외 중국과 중동도 성장세를 이뤘다.

채널 다변화 전략으로 유럽 주요 국가의 오프라인 리테일러에 신규 입점해 글로벌 확장을 적극 진행했다. 그 결과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61%에 달하며 꾸준히 상승 중이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틱톡샵이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앱 내에서 제품 거맥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구조는 즉흥적인 소비 성향이 강한 MZ세대에게서 높은 구매 전환율을 보인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미샤는 틱톡샵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관계자는 "지역별 유통 환경과 소비자 특성에 최적화된 발 빠른 전략을 통해 미국과 유럽을 넘어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토니모리, 사업 구조 재편하며 트렌드 대응

토니모리는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2.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6억원으로 4.8%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분기 최대 매출 달성이다.

토니모리는 로드숍 열풍을 타고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급성장해 2012년 토니모리의 연매출은 2500억원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온라인 시장 성장과 중국의 사드 보복, 코로나19 등 위기를 잇달아 겪으며 매출은 급감했다. 결국 2021년 약 6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2023년부터  고성장세를 보였는데, 글로벌 채널을 중국·홍콩 중심에서 미국과 인도·멕시코 등으로 확장한 결과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며 주력 제품군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또 기존 로드숍에서 벗어나 올리브영과 시코르, 다이소 등 채널 다변화 전략이 통했다. 토니모리는 올리브영을 '신성장 유통 허브'로 삼고 신규 매출 확대와 브랜드 리뉴얼에 집중했다. 인기 상품인 '원더 세라마이드 모찌 토너' 등을 한정판·기획전 위주로 집중 론칭해 고객 호응을 끌어냈다. 또 올해 상반기 올리브영 매장 수가 증가하며 고객 접점을 늘려갈 수 있었다.

지난해 출시한 다이소 전용 브랜드 '본셉'은 1년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돌파했다. 소용량 제품을 저가에 사용하길 원하는 소비자 공략에 성공하며 2분기 토니모리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이 됐다.

자회사 위탁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 메가코스는 올해 2분기 매출 29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토니모리 연결 기준 매출 중 약 47%를 메가코스가 차지한 셈이다. 전년 동기 대비 84.2%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토니모리는 메가코스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계절적 성수기 외에 K 뷰티 시장의 글로벌 수요 확대로 주요 고객사의 제품 수주가 증가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 신 채널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다각도로 넓힐 계획"이라며 "본셉의 제품군 확대 및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부활하는 1세대 뷰티 브랜드들은 원브랜드 위주의 단독 로드숍에서 벗어나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 멀티 채널 전략을 사용해 소비자 접근성과 구매 편의성을 높였다. MZ세대와 글로벌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히트 제품에 집중하고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는 마케팅으로 국내외 소비자에게 재평가를 받고 있다. / 월요신문=김나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