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 출시 16년 만에 론칭한 제로슈거 소주 ‘새로’가 한국 대표 소주로 부상하고 있다. 새로는 출시(2022년 9월) 3주년을 앞둔 지난 7월 말, 누적 판매량 7억 병을 돌파하며 빠른 시간 내에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 효자가 됐다.
20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새로'는 기존 '처음처럼'이 참이슬에 밀려 만년 2위로 자리하던 상황에서 건강과 맛을 중시하는 헬시플레저 MZ세대 공략에 성공했다.
새로는 롯데칠성 주류 매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새로는 2022년 출시 후 4개월여 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 병을 돌파하는 등 출시 직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롯데주류의 소주 매출액도 덩달아 상승해 2022년 2767억원에서 지난해 3608억원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매출 증가에는 새로의 역할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주류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식음료(F&B) 업계에 불어닥친 제로(Zero) 열풍에 맞춰 과당류를 뺀 제로슈거로 시장에 진출했다. 새로는 주류 제품의 영양 성분 표시를 선제적으로 적용하고 제로슈거를 적극 강조하는 등 팬데믹 이후 건강에 관심이 많은 젊은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새로는 전통 소주와 차별화를 위해 기존 초록 병이 아닌 투명한 유리병과 음각 디자인으로 깨끗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했다. 또 연예인 모델 대신 ‘새로’와 한국 전래 동화 속 ‘구미호’를 결합한 캐릭터 ‘새로구미’를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했다.
출시 직후 MZ세대가 밀집한 서울 주요 상권과 전국 각지에서 ‘새로구미’를 내세운 다양한 이벤트로 소비자와 적극 소통했다. 오프라인에서 접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공감대 형성에 나서며 브랜드 개성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무릉도원’을 콘셉트로 한 다이닝 팝업스토어 ‘새로도원’을 운영했다. 특히 흑백요리사의 조서형 셰프와 협업해 특별 메뉴를 선보이는 등 브랜드 경험을 강화했다. 그 결과 약 5개월 간 누적 체험객 4만여 명을 돌파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새로는 당시 주류 시장의 트렌드였던 저도주에 맞춰 당시 처음처럼 도수(16.5도)보다도 낮은 16도로 출시했다. 롯데칠성은 2023년 수출을 시작해 미국과 동남아, 유럽 등에서 K 소주로 해외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새로 살구’, ‘새로 다래’ 등 소주의 쓴맛을 없애고 과일의 단맛을 강화한 저도주(도수 12도) 과일소주 제품군을 확대하고 수출용 ‘새로 리치’도 출시하며 해외 시장을 적극 겨냥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8년까지 매출 5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5000억원 달성, 해외 매출 비중 45%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다만 K 소주가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맥주·위스키·와인처럼 자리 잡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과일소주 인기에 대해 업계는 "국내 소주는 외국인이 계속 마시기에 알코올 향 때문에 어려워했는데, 과일소주는 달콤하고 도수도 낮아서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과거에는 설탕을 빼면 맛도 떨어져 인식이 안 좋았지만, 최근에는 맛이 더 좋아져 트렌드를 넘어 '제로슈거' 붐이 일었다"며 "주류·음료 등 식음료 업계에 퍼진 제로슈거에 대한 소비자 니즈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월요신문=김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