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장비와 교란 장치를 활용해 적의 대공레이더를 무력화하는 '전자전 항공기(전자전기)' 개발 사업이 치열한 경쟁 끝에 대한항공과 LIG넥스원이 수주했다. 국내 첫 전자전기 사업을 따낸 두 회사는 향후 후속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국방부 전자전기 개발 사업 심의에서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대한항공-LIG넥스원 측이 향후 전자전기 및 관련 방산 프로젝트에서 비교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로부터 이의신청을 받은 뒤 이달 중 최종 사업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전자전기 개발 사업은 항공기에 전자전 임무 장비를 탑재해 주변국의 전자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유사시 적의 방공망과 통신 체계를 교란·무력화하는 대형 특수임무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평가 과정에서 두 컨소시엄은 각각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그 결과 LIG넥스원이 한화시스템보다 약 4.5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격차는 절차상 이의제기를 하더라도 결과를 바꾸기 쉽지 않은 격차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오는 2034년까지 1조9206억원을 투자해 개발하는 전자전기 최종 계약업체는 대한항공·LIG넥스원이 유력하다.
본 사업은 대한항공이 캐나다 봄바르디어의 비즈니스 제트기 'G6500'을 개조하고 LIG넥스원이 전자전 임무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총 4대의 전자전기가 제작돼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며 이 중 2대는 블록(Block)-1 기본형, 나머지 2대는 성능이 개선된 블록-2 모델로 개발될 계획이다.
이번 수주로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 방산 분야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1조원 규모의 블랙호크(UH/HH-60) 기동헬기 성능개량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LIG넥스원은 이번 수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잇달아 제치는 성과를 거뒀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국내 첫 민간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또 양사는 향후 입찰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전자전기 개발 사업은 국내 최초의 대규모 국책 사업이며 세계 일부 국가만 보유한 희소 기술이다.
이번 전자전기 개발 사업은 개발 이력과 기술 확보만으로도 높은 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향후 수출 시장 진출은 물론 국내 전자전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서도 우선권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이번 사업은 양사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IG넥스원은 이번 수주로 연매출 4조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 역시 올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항공우주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 월요신문=김윤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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