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1~3분기 납부 법인세가 1조886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1~3분기 납부 법인세가 1조886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업계가 글로벌 슈퍼사이클에 접어들면서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3분기에 납부한 법인세만 6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며 지자체 또한 덩달아 미소를 짓는 모습이다.

23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3분기 납부한 법인세가 1조88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 6070억원에서 210.7% 증가한 수치다. 전체 법인세 중 10%를 지방소득세 명목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가져가는 만큼 내년 삼성전자 사업장이 위치한 지자체들의 곳간이 풍족해질 전망이다.

시 운영에 필요한 재정 상당 부분을 삼성전자의 법인세에 의지하고 있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반가울 만한 소식이다. 삼성전자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2023년을 비롯해 반도체 업계 불황이었던 2024년을 보내며 재정의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들은 재정에 여유가 생기면서 예산이 부족해 미뤄뒀던 사업을 시행하는 등의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프라와 복지 투자로 이어지고 나아가 지역 일자리 증가, 소비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선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수원시는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로 800억원 가량의 법인지방소득세를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 전체 예산의 약 2%에 달하는 수준이며, 수원시는 해당 증가분을 시민 체감형 복지와 숙원 사업 등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 지자체 역시 내년도 세입 상황이 나아지면서 재정 운영에 활기가 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반도체 업황의 악화 여파로 인해 삼성전자는 11조52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음해인 2024년에는 12조36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적자를 본 기업이 기존 손실분에 해당하는 만큼 법인세를 감면받는 조치에 따라 2년 연속으로 법인세 납부액이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삼성전자 사업장이 위치한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크게 흔들리는 등의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수원, 용인, 화성, 평택시 등 삼성전자 사업장이 위치한 지자체 법인세 납부액이 상당 부분 감소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영업손실을 냈던 2023년의 영향으로 인해 각 지자체는 전년 대비 최대 2601억원부터 최소 600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가 줄어들자 재정자립도 또한 최대 10%가량 하락한 바 있다.

해당 지자체들은 2025년 예산안을 서둘러 수정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법인세 납부가 완전히 끊기자 이로 인해 도서관, 공원, 도로 등의 인프라 건설과 복지 사업이 잇따라 중단되는 등의 부침을 겪었다. / 월요신문=편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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