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인공 등극
각본상 시작으로 작품상까지…축제 분위기

각본상을 시작으로 작품상까지 오스카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동이 작품상 호명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설화 기자] 영화 '기생충'이 각본상에 이어 작품상까지 4관왕에 오르며 '2020 아카데미 시상식'을 뒤흔들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진행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오스카)'에서 기생충은 각본상, 감독상 외에 국제영화상까지 4개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출품을 시작으로 꾸준히 아카데미상 도전했지만, 후보에 지명된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기생충'은 최초의 후보 지명에 이어 4관왕을 달성하는 등 오스카에서 그 저력을 인정받으며 한국영화 101년 역사를 새로 썼다. 

'기생충'은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등 총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국제영화상 수상이 강력하게 거론돼 시상식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고, 봉준호 감독 뿐 아니라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등 '기생충' 주요 배우들이 모두 참석해 축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시작은 각본상이었다. 그동안 한국은 물론 아시아계 작가에게 각본상을 준 적이 없었던 오스카이기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각본상에서 '기생충'과 맞붙은 작품은 △나이브스 아웃(라이언 존슨) △결혼이야기(노아 바움백) △1917(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등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각본을 함께 작업한 한진원 작가와 함께 무대에 올라 "영감을 준 아내에게 감사하다"며 "제 대사를 화면으로 옮겨준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진원 작가는 "할리우드가 있듯 한국엔 충무로라는 곳이 있다"며 "제 심장인 충무로 모든 영화 제작자와 스태프와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아카데미 감사하다"고 한국말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국제영화상은 '기생충'의 수상이 일찌감치 점쳐졌고, 이변 없이 국제영화상을 수상했다.  

국제영화상 후보로는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레미제라블(프랑스)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코퍼스 크리스티(폴란드)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봉준호 감독은 국제영화상 수상 후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처음으로 바뀐 이름으로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며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가치에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한 감독상은 봉준호 감독도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였다. 호명을 받고 무대에 오른 봉 감독은 "국제영화상 수상하고 오늘 할 일 끝났구나 싶었다"며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영화 공부할 때 가슴에 새긴 말이 있는데, 가장 개인적인 것이 창의적이라는 것이라는 말을 책에서 읽었다"면서 "그 말은 마틴 스콜세지가 한 말이었다"며 소감을 말했다.

마틴 스콜세지는 '아이리시맨'으로 봉준호 감독과 함께 감독상 경합을 벌인 인물이다. 마틴 스콜세지 외에 △1917(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등 할리우드 거장들이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가한 영화 '기생충' 출연 배우들이 레드카벳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지막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의 꽃으로 불리는 작품상까지 '기생충'에게 돌아갔다. 외국어로 된 작품이 아카데미에서 최고 상인 작품상을 받은 것 역시 '기생충'이 최초다.

'기생충' 투자배급을 담당한 이미경 CJ 부회장은 "이 영화를 사랑해주고 지지해준, 참여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저희의 꿈을 만들기 위해 항상 지원해준 분들 덕분에 불가능한 꿈을 이루게 됐다"고 감격을 표현했다.

'기생충'은 △포드V페라리(제임스 맨골스) △아이리시맨(마틴 스콜세지) △조조래빗(타이카 와이티티) △조커(토드 필립스) △작은 아씨들(그레타 거윅) △결혼 이야기(노아 바움백) △1917(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와 작품상을 놓고 경합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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