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기강관련 특정감사만 8건,학원비 부정수급도...코로나로 중국인 고객감소 경영위기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 사진=뉴시스

[월요신문=내미림 기자]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직장 내 괴롭힘 등 사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경찰 출신 유태열 사장체제가 들어선 이후 조직기강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

여기에 코로나 확산으로 주요 고객인 중국인 감소까지 겹쳐 GKL이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19일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올해 들어 내부기강과 관련해 실시한 특정감사는 벌써 8건이다. 이 중 5건에 대해 신분상 처분요구가 결정됐다. 지난해 발생한 사건의 감사가 올해로 넘어온 것도 있지만 아직 2월 인 것을 감안 한다면 적지 않은 건수다.

8건의 감사 중 특히 조직문화 저해행위 관련 감사에서는 2명에 대해 주의 처분요구가 결정됐다. 감사실은 “팀원들의 의견을 묵살하는 등 갈등을 원만히 중재하지 못했고, 오히려 팀의 분란과 불만이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특히 팀원의 외국어 학원비 부정수급 행위를 발견했을 때 수강여부 재확인 등의 이유로 감사실 신고를 지연하거나 지체하지 않고 신속·정확하게 처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A직원은 하급직원들에게 사적인 용무를 지시했고, 특히 특정 직원에게 폭언과 사적용무를 반복적으로 지시하다 시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객에게 폭언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한 점도 인정됐다.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감사에서도 E대리가 회식자리에서 하급직원에게 폭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그랜드코리아레저 감사실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가 아니었고, 구성원 간에 상충된 의견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그랜드코리아레저 감사실은 주의 처분요구를 결정하는 한편, 해당 부서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차원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모두 '주의' 수준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이 같은 잡음이 잇달아 표면화되면서 유 사장의 리더십에도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가뜩이나 실적 부진이 벌써 책임론도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GKL의 지난해 영업이익(968억원)은 지난해(1050억원)보다 8% 가까이 줄어들었으며, 당기순이익(723억원)도 7%(777억원) 가량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년(4803억원)대비 2% 이상 늘어난 490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실적도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유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중국인 VIP를 중심으로 매출 5000억 원대를 목표로 제시했는데 우한 폐렴의 확산이 지속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산이 중국 방한객 금갑으로 이어져 GKL의 실적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작년 GKL 전체 이용객(172만명) 중 중국인 관광객(93만명) 비중은 약 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사드 이후 급감했다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우한 폐렴’이라는 악재를 또 다시 만났다”며 “외국인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도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을 지냈으며 이후 인천지방경찰청장, 대전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이 같은 경력으로 인해 GKL 사장 선임 당시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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