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조규상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외주업체인 서울고객센터 직원 간 갑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건보공단이 “외주업체에서 발생한 사례”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지난해 김용익 이사장이 외주업체 직원의 직접고용을 추진했던 점에 비추면 건보공단의 '나 몰라라'하는 대응은 무책임하기 이를데 없다.

건보공단 서울 고객센터 상담사 50여 명은 지난 17일 서울 문래동 서울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앞에서 상담사들이 노조에 가입하려 했다는 이유로 갑질을 당했다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간부 A씨는 "지난해 11월 노조가 설립되는 순간부터 저의 관리자인 B팀장의 부당노동행위가 시작됐다"며 "회사 비품이 이미 고장난 것을 보고했음에도 무시하고 보안점검 위반이라며 모두가 보는 앞에서 손을 들고 서있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상담사들 앞에서 개나 소라고 불렀으며, 개인정보다 담긴 의사소견서 제출도 요구했다"며 "노동자의 권리인 노조를 하는 것이 회사의 입장을 배신하는 행동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튿날 건보공단은 “우리는 전국 7개 지역에 12개 고객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다”면서 “고객센터 상담사는 협력사와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협력사 정규 직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위탁업무 이행점검 강화에 대한 약속도 덧붙였지만 이에 대한 사과는 한마디도 없었다.

고객센터는 건보공단의 민원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업무상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에 위탁업체라고 할지라도 건보공단이 책임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특히 김용익 이사장의 그간 발언과 행보를 보면 더욱 이해할 수 없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초 “비정규직의 실질적 고용안정을 위해 직접고용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비록 결실은 맺지 못했지만 콜센터 직원 1600명에 대한 직접고용을 추진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매번 윤리경영을 강조해 왔다. 이 같은 김 이사장의 소신은 위탁업체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일까. 책임 있는 사과가 전제되지 않은 대책 마련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